[게임과 세상] 게임으로 세상을 치유하다

이학범 2024. 9. 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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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글=한국게임화연구원 이동현 교수] 새로운 사업이나, 프로젝트 자금을 구하기 위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소액의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늘어나고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옛 속담이 오늘날 시장의 한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게이미피케이션에서는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이라는 용어가 있다. 같은 크라우드(군중)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서 착안할 수 있듯 문제 해결, 지식 창출, 데이터 처리 등과 같은 목적들을 위해 다수의 이용자로부터 정보를 모으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조직이나 프로젝트 내에서 정의된 범주에서 가치를 창출했지만, 크라우드 소싱을 활용하면 전통적인 지식 규모의 경계를 벗어날 수 있다. 크라우드 소싱은 IT 기술의 발달로 도달 범위가 확장된 데 이어, 게이미피케이션과 융합해 한층 발전했다.

크라우드 소싱의 성공은 각 기여자의 참여 동기와 정보 인력의 품질에 달렸다. 이를 위해 금전적 동기를 제시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 개발 가능성, 호기심, 이타주의, 역량에 대한 의식, 만족도, 성취감,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련성 등도 참여자들의 동기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 게이미피케이션과 융합해 변화와 개선을 꾀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말라리아 스팟'.
국내에서는 드물지만 글로벌 전역으로 확장시키면 말라리아는 여전히 보건에 가장 심각한 위협 중 하나이며, 오늘날에도 적지 않은 사망자가 발생 중이다. 말라리아를 진단하는 표준 방법은 현미경을 사용해 혈액 샘플에 있는 기생충 수를 세는 것으로, 최대 30분 정도 소요된다. 나아가 말라리아의 모든 사례를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는 전 세계적으로 충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마드리드 기술대학(Technical University of Madrid) 및 관련 기업들은 '말라리아 스팟(Malaria Spot)'이라는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말라리아 스팟'은 일반 시민들의 참여로 말라리아 진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프로젝트다. 문제 해결을 위해 진단 과정을 비디오 게임처럼 전환하고 결과를 결합했다.

'말라리아 스팟' 진행 이미지.
'말라리아 스팟'은 디지털 이미지에서 말라리아 기생충을 세는 플레이어의 능력을 테스트했으며, 다수의 사람들이 기생충을 세는 데 도전하도록 했다. 이후 해당 결과를 융합해 전문 현미경을 통해 진단 정확도가 체크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95개국 이상에서 1만2000회 이상 플레이돼 27만 회 이상의 데이터베이스가 생성됐고, 99% 이상의 정확도를 가진 말라리아 진단을 위한 세균의 수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만으로 효과를 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게임 '말라리아 스팟 버블(MalariaSpot Bubbles)'도 출시됐다. 해당 게임에서 이용자들은 컬러 버블을 쏘고, 감염된 적혈구의 말라리아 종을 식별하여 점수를 얻고 레벨을 통과하는 퍼즐을 풀게 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기생충을 구별하기 위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앞선 사례 외에도 일반 군중의 참여와 힘을 활용하는 방식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단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사용자인 군중과 필요한 작업 및 지식의 모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군중의 유형이 어떠한지, 수집된 지식의 유형이 어떠한지, 그리고 군중과 지식 간의 상관관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향후 한국에서도 일반 참여형 게이미피케이션이 활발해져서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동기부여 및 인식전환도 향상시키면서, 삶과 사회에의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변화와 개선도 기대해본다.

한국게임화연구원 이동현 교수.
글=한국게임화연구원 이동현 교수

정리=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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