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정신교육에까지 ‘뉴라이트 사관’, 이게 될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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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우리 땅'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기술해 '전량 폐기 소동'을 일으켰던 국방부의 군 장병 정신교육 교재인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가 이번엔 또 '자학 사관' 논란에 휩싸였다.
홍범도가 빠진 것은 지난해 이어졌던 육군사관학교 교정의 흉상 철거 논란 여파인 듯 보인다.
장병들의 국가관·안보관을 확립하고 군인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실시하는 정신전력교육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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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우리 땅’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기술해 ‘전량 폐기 소동’을 일으켰던 국방부의 군 장병 정신교육 교재인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가 이번엔 또 ‘자학 사관’ 논란에 휩싸였다. 안중근·홍범도의 항일 투쟁을 삭제하고,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립’을 시도했던 대한제국의 노력을 폄하하며, 일제가 행한 억압적 통치와 관련된 내용을 크게 줄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윤석열 정권은 자신들의 ‘뉴라이트적 세계관’을 장병들에게까지 강요하려는 것인가. 국방부는 해당 교재를 다시 수거해 폐기하고, 교재에서 안중근·홍범도를 삭제한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기 바란다.
한겨레가 5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제공받은 국방부의 최신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보면, ‘식민지로 전락한 힘없는 나라’라는 제목이 붙은 세 쪽 분량의 장에서 구한말~일제강점기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에 대해선 “단기간에 부국강병을 이뤘다”며 추켜세운 반면, 조선에 대해선 “치안조차 유지할 수 없었다”고 깎아내리고 있다. 5년 전 만들어진 기존 교재는 홍범도 장군의 의병 활동과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처단 등 이 시기 대표적 항일 활동을 분명히 기술하고 있지만, 새 자료에는 관련 내용이 크게 줄거나 아예 빠졌다. 홍범도가 빠진 것은 지난해 이어졌던 육군사관학교 교정의 흉상 철거 논란 여파인 듯 보인다. 하지만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영웅 가운데 하나인 안중근이 빠진 이유는 짐작조차 안 된다.
그밖에 기존 교재는 일본의 국권 침탈과 이에 대한 의병 등 조선의 저항, 식민지 시기 초기에 시행된 잔혹한 헌병 통치, 말기에 이뤄진 조선어 금지, 창씨개명 등 민족말살 정책 등에 대해 자세히 기술했으나, 새 교재는 이런 내용을 크게 줄였다.
지난 역사에 대해 학문적 영역에서 다양한 해석과 견해가 오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주요 공직자의 역사 인식은 헌법 정신의 틀 안에 있어야 하고, 다수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장병들의 국가관·안보관을 확립하고 군인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실시하는 정신전력교육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고, “일제시대 조상들의 국적은 일본”(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라는 윤 정부의 역사관이 장병들 정신교육까지 오염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라에 밀정이 있다’는 광복회장의 말을 되뇌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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