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반쪽 되어 돌아온 ‘내 이름은 김삼순’···OTT 정주행 해볼까
2005년 최고 시청률 50%를 넘기며 전국을 ‘삼순이 신드롬’에 빠뜨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8부작 OTT 시리즈로 돌아온다. ‘OTT 시대’ 콘텐츠 소비 방식에 맞춰 분량은 반쪽으로, 2024년 시대 감각과 맞지 않는 낡은 요소는 덜어냈다.
OTT 서비스 웨이브는 시리즈 공개를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1~2부를 언론에 선보였다. 시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김윤철 감독과 주연인 배우 김선아, 정려원이 참석했다.
2005년 6월 MBC를 통해 방영된 <내 이름은 김삼순>은 촌스러운 이름과 살집 있는 외모 때문에 콤플렉스를 가진 30살 파티시에 김삼순(김선아)이 일과 사랑을 쟁취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가녀리지 않은 외모에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을 지닌,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며 여성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드라마로 김선아는 그해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으며 현빈과 정려원, 다니엘 헤니는 스타덤에 올랐다.
이날 공개된 1~2부에서는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워 실연당한 김삼순이 현진헌(현빈)의 레스토랑에 취직하고, 진헌과 계약 연애를 시작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원작에서 1~4회에 걸쳐 그려진 내용이 2개 회차에 압축적으로 담겼다. 분량을 절반 정도로 압축하면서 삼순 가족이나 레스토랑 직원들의 이야기가 축소되고 삼순과 진헌 두 사람 이야기에 서사가 집중됐다.
김윤철 감독은 2024년의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만한 대사와 서사를 들어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집중한 것이 현빈이 연기한 진헌 캐릭터다. ‘잘생긴 재벌 2세 연하남’인 진헌은 방영 당시 ‘백마 탄 왕자’로 주목받았다.
“19년 전 진헌 캐릭터가 지금 2030 시청자가 보기에 괜찮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지금 눈높이에서 보면 제가 봐도 ‘이건 너무하다’ 싶은 진헌의 행동이나 태도들이 있거든요. 서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컷이나 대사를 최대한 들어냈습니다.”
전개상 어쩔 수 없이 남겨둔 부분들은 역시나 2024년 시청자의 감수성에는 거슬린다. 진헌은 삼순과 말다툼 끝에 주먹으로 액자를 깨고, 삼순의 팔을 거칠게 잡아끄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다. 진헌이 맞선 상대에게 “어디 어디 고쳤냐”며 무례한 질문을 던지거나 진헌의 어머니 나 여사(나문희)가 서른 살인 삼순을 두고 “유통기한 지난 호빵”이라고 표현하는 장면도 나온다.
간담회에 참석한 두 배우는 19년 만에 돌아온 드라마에 감사를 표했다. 김선아는 이날 “<내 이름은 김삼순>은 아주 오래된 가장 친한 친구 같은 작품”이라며 “다시 봐도 재밌다”고 말했다. 정려원은 “기나긴 터널 끝 만난 빛 같은 작품이었다”며 “요즘 세대의 감성과 니즈에 맞춰 편집된 드라마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 2024>는 OTT 서비스 웨이브가 시작한 ‘뉴클래식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명작으로 회자되는 2000년대 대표 드라마를 2024년 버전으로 신작화하는 작업이다. 원작의 주요 스태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퀄리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 시청 트렌드를 반영해 16부작 드라마를 60분 분량의 6~8부작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골자다. <내 이름은 김삼순> 외에도 오는 11월엔 <미안하다 사랑한다 2024>를 공개한다. 또 다른 2000년대 인기 드라마 <궁>, <풀 하우스>, <커피프린스 1호점>은 4K 수준으로 화질을 개선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정은 웨이브 마케팅 그룹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책과 영화가 각각 개정판과 리마스터링 판을 통해 꾸준히 소비되는 데 반해 드라마만 유독 신작 위주로 소비되고 있어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당대 신드롬급 인기가 있었는지, 당시 팬덤이 현재도 유효한지 등을 고려해 작품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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