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획] 핵융합장치 제어·설계까지 AI로… R&D·과학기술현장도 `열공모드`

제조 바탕 산업지능화 등 연구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AI 시대, 가치 네트워크에 주목하라'라는 주제로 열린 디지털타임스 AI포럼에서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연구개발(R&D)과 과학기술 현장이 인공지능(AI) '열공 모드'다. AI를 빼놓고는 미래 전략을 논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AI 시대, 가치 네트워크에 주목하라'라는 주제로 열린 디지털타임스 포럼에도 관련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며 AI 기술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번 포럼은 단순히 AI 기술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를 통한 '가치 창출'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

권재민 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핵융합디지털연구본부장은 "현재 핵융합실험장치를 AI로 제어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미래 핵융합로 설계에도 AI가 활용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최병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지능융합연구소장은 "AI 기술은 워낙 많은 원천기술과 응용 분야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많은 인프라와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다 보니 중소기업 등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나라의 강점인 제조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과 AI를 적용해 자율제조와 산업지능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런 기술이 중소기업에 활용되고 확산되도록 노력을 강화하겠다. 또한 연구결과물이 경제적 효과로 연결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분야 기관들은 'AI발 지각변동'에 선제적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완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오픈액세스센터장은 "KISTI는 지난달 과학기술 분야에 특화된 생성형 거대언어모델(LLM)인 'KONI(한글명 고니)'를 선보였다"면서 "KISTI 오픈액세스센터는 올 하반기 국가 오픈액세스 플랫폼에 KONI를 적용해 논문을 요약하고 번역하는 서비스를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AI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연구자들이 실시간으로 논문을 공동 저작할 수 있는 도구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행사는 앞으로 많은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특정 전문 영역을 넘어 일상 생활에 침투하는 서비스와 플랫폼 개발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홍승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단장은 "금융, 제조업 등으로 AI 활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앱 개발과 지원을 통해 제조·서비스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치가 확산되는 사례가 많이 발굴·공유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이제 챗GPT로 시작된 광풍의 거품이 걷히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찾는 노력이 시작된 것 같다"며 "이런 시기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AI의 가치 네트워크를 논하는 장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