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500만명 몰려 툭하면 지연…제주 하늘길 '숨통' 트인다
활주로 5년 전에 이미 포화
성수기 맞으면 관리도 안돼
작년 4편중 1편 운항 지연
환경평가 심의권한 가진 道
정부계획 적극 환영 뜻 밝혀
지역주민 반대 극복이 관건
정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공식화한 배경에는 기존 공항 이용객이 연간 1500만명을 넘어서면서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시간대에 수하물 위탁이 몰리거나 활주로 혼잡으로 항공편이 지연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만 제2공항이 개항하기까지 환경문제를 비롯한 각종 고비가 남아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5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국제공항 이용자는 1501만8132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선 1382만8584명, 국제선 118만9548명이다. 팬데믹 종료로 중국과 동남아를 오가는 여객 인구가 늘면서 국제선 이용객이 2022년보다 약 13배 늘었다.
국토부는 제주지역 공항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올 상반기 제주공항 이용객은 788만4812명으로 지난해보다 5%가량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상일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2055년 제주지역 전체 여객 인구는 4108만명, 화물은 47만7000t에 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재 제주공항이 늘어나는 이용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활주로는 2019년에 이미 용량을 초과할 정도로 용지 전체가 포화 상태에 달한 데다 시설 노후화도 가속화하고 있어 항공 운행 지연을 비롯한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공항은 전체 운항 횟수 16만3215편 중 24.7%인 4만427편이 지연 운항을 기록했다. 공사가 관리·운영하는 7개 국제공항(김포·양양·청주·대구·김해·무안·제주) 중 가장 높은 지연율이다. 올해도 4월(9.7%)을 제외하고는 매달 지연율이 10%를 넘었다.
이상일 정책관은 "제2공항이 개항하면 현 제주국제공항의 포화 상태 해소는 물론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외 항공 수요를 수용할 수 있다"며 "제주지역 관광객 증가와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2공항 착공까지 제주 지역사회에서 빚어지는 찬반 갈등이 변수다. 제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 고시 후 핵심 행정 절차인 환경영향평가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가 심의 권한을 지닌다. 최소 1년이 걸리는 평가서 작성이 마무리되면 제주도의회 동의도 받아야 한다.
이 단계까지 통과하면 국토부는 실시설계와 동시에 입지 주민에 대한 토지 보상을 진행하면서 입지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에는 설계 계획 승인·고시를 비롯해 사실상 제2공항 착공 단계에 접어든다. 공항 착공까지만 적어도 5년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국토부가 착공 이후 완공까지 공사기간만 5년을 잡고 있어 순조롭게 추진되더라도 최소 10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올 1월 국토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하면 곧바로 행정 절차에 돌입해 주요 쟁점을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시 언급한 주요 쟁점은 △항공 수요 예측 적정성 △조류 충돌 위험성과 법정보호종 문제 △조류 등 서식지역 보전 △숨골의 보전 가치 △제2공항 용지 내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등이다. 제2공항을 반대하는 단체에서 지속적으로 검증을 요구해온 사안이다.
도민사회는 제2공항 찬반을 두고 이미 첨예하게 갈린 상황이다. 반대 단체인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이날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기본계획은 수요예측의 타당성이 무너졌고 입지 타당성에 대한 의문과 의혹도 해소하지 못했다"며 "내용적으로나 절차적으로 어떤 정당성도 없는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결단코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2공항 건설사업을 찬성하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적극 환영한다"면서 "제2공항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도민 갈등을 종식하는 길이며 경제 활성화와 제주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길"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 같은 논란을 인식해 제2공항을 친환경 공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여객터미널은 에너지 소비량의 60~8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지하수 보존과 생물 대체 서식지 조성을 위한 친환경 사업도 함께 시행한다. 이상일 정책관은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제2공항 건설에 따른 환경영향 저감 방안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사업을 추가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진한 기자 / 고경호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100만원 국민연금, 30만원 덜 받는다”…손해연금 신청자 사상 최대로 늘어[언제까지 직장인] -
- “월급없는 매니저 신세다”…송종국과 이혼한 박연수, 여고생 딸 ‘골프 스타’ 만들기 전념 -
- “낼 모레면 은퇴, 71년생 돼지띠들 어떻게 할건가”…연금만 개혁해선 필패 [송성훈 칼럼] - 매
- ‘범죄도시’ 흥행 도왔던 조은혜, 하반신 마비…휠체어 검객 변신해 패럴림픽서 희망 쐈다 - 매
- “결국 울음 터뜨렸다” 북한 여학생들 수갑채워 체포…이유는 ‘한국 드라마 시청’ - 매일경
-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되자 직장인들 난리났다…10월초 해외여행객 급증 - 매일경제
- 김예지 “딸 낳고 사격인생 달라져...광고요청 20개, 대회가 먼저” - 매일경제
- 지기 싫어 열심히 했더니…명문대 동시 입학, 中삼둥이 자매 ‘화제’ - 매일경제
- ‘악동클럽’ 출신 이태근 사망 “3년 전 부스터샷 맞고 뇌출혈” - 매일경제
- 이승엽 앞에서 400홈런 대기록 작성! 박병호의 마지막 꿈 “삼성 동료들과 한국시리즈 우승,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