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오아시스 푯값 논란…영국 총리 이어 EU도 나선 이유는
"표 판매업체, 중요 정보 충분히 제공 않으면 위법 소지"
스타머 英 총리, 오아시스 공연서 푯값 상한제 도입 언급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영국 유명 밴드 오아시스 공연 푯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이어 유럽연합(EU)이 나서 조사를 예고했다. 15년 만에 재결합으로 화제가 된 오아시스는 '브릿팝의 황제'로 불리면서 1990~2000년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4일(현지시각) 오아시스 공연과 관련해 긴급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대변인을 통해 매체에 "유럽의회 의원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면서 공연 푯값과 관련한 가변적 가격 책정 사용을 조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가변적 가격 책정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누리집 장바구니에 표를 넣은 뒤 제품 가격이 인상되면 이 같은 방식이 EU 지침에 위배될 수 있다. 표 판매 누리집이 표를 구매하려는 팬에게 필요한 중요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지 않는다면 EU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변적 가격 책정은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판매 기법으로 숙박업, 항공운수업, 보험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점점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Uber),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도 같은 가격 책정법을 활용해 소비자 수요에 따라 특정 시점에 따라 요금을 실시간으로 변경한다.
라라 볼터르스 유럽의회 의원은 가디언에 "이 같은 유형의 가격 상승으로부터 유럽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새 법률을 원한다"면서 "이 상황에서 유일한 승자는 대형 표 판매업체다. 팬은 가격 때문에 공연에 참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볼터르스 의원은 "이 체계는 음악가의 열렬한 팬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워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음악으로 인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체계"라며 "음악 팬으로서 이 같은 삭막한 행위를 멈추고 싶었다. 영국 정부가 이 문제를 조사하는 데에 기쁘게 생각한다. 새 EU 집행위원회도 이에 따라 불공정 매표와 관련한 새 규칙을 도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럽의회는 가변적 가격 책정을 금지하거나 완화하는 등 방식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오아시스 공연 매표와 관련해 가변적 가격 책정 사용을 긴급히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CMA 대변인은 "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와 거래에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과 관련해 명확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법행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표 판매처가 광고한 가격 등 세부 정보에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하려는 생각이다. CMA가 더 많은 권한을 부여받아 소비자가 표를 결제하는 마지막 순간 가격을 변경하는 판매업체 등을 규제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CMA는 잘못된 관행에 상당한 벌금을 부과해 시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표 재판매 면허 제도 도입을 요구한 바 있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2일 BBC라디오5에 출연해 오아시스 공연 푯값이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상황에서 가격 상한제 도입 등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리사 낸디 영국 문화체육장관은 "바가지성 재판매를 끝내고 싶다"고 힘을 보탰다.
논란이 된 표 판매업체는 가변적 가격 책정이 수요에 따라 비용을 인상하는 항공사, 숙박업체와 유사하다며 가격은 음악가와 소속 기획사가 정한다고 항변했다.
가변적 가격 책정 기법은 합법적 범주 안에 있지만 관련 명문 규정이 많지 않아 법의 규제를 받기 어려운 상태다. 영국법은 가격 변동의 사전 고지 시점이나 금액 변동 폭을 제한하지 않고 않다.
같은 날 영국 규제당국은 지난달 31일 오전 오아시스 공연 표 누리집 판매가 시작된 뒤 푯값이 148파운드(약 26만원)에서 갑자기 355파운드(약 62만원)로 오른 것과 관련해 항의 450건이 접수됐다고 공개했다. 피해를 호소한 수백 명이 광고표준위원회(ASA)에 민원을 제기했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을 겨냥한 암표도 성행하고 있다. 공식 판매가가 장당 73~506파운드(약 13만~89만원) 정도인 푯값은 916~6000파운드(약 161만~105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1991년 결성된 오아시스는 노엘·리엄 갤러거 형제 불화로 2009년 해체할 때까지 정규 음반 7장을 모두 영국 차트 1위에 올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오아시는 세계적으로 7500만 장에 달하는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복귀를 알린 오아시스는 다음 해 7월 투어 일정을 예고했다. 영국에서 시작하는 투어는 다음 해 7월 영국 웨일스를 시작으로 맨체스터, 런던, 에든버러를 거쳐 아일랜드 더블린을 끝으로 마무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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