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권 평화시장 대표 “동대문 평화시장의 ‘전통 가치’ 높이고 싶다”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패션 도매시장이다. 수십년간 전국으로 의류와 패션잡화가 평화시장에서 나갔고, 명절이면 전국의 돈이 평화시장으로 몰렸다. 이제는 온라인 쇼핑과 방송 홈쇼핑 등의 영향으로 과거처럼 성황을 이루지는 않지만, 여전히 도매시장으로서 패션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월 평화시장의 제27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충권 대표는 ‘전통 있는 시장’과 ‘삶의 터전으로서의 시장’을 강조한다. 김충권 대표가 취임사에서부터 꾸준히 중요하게 언급해 온 평화시장의 가치다. 그는 “과거와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전통 있는 시장의 노하우는 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변화를 인정하되 전통의 가치는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김충권 대표에게 평화시장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직접 들었다.
▶최근 동대문 상권은 전반적으로 어떻다고 보십니까.
“제가 동대문에 자리를 잡은 지 40년 정도 됐습니다. 과거에는 지방에서 이곳에 물건을 다 사서 갔죠. 가져가서 지방에서 파는 게 당연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많이 없어졌어요. 아무래도 온라인이나 방송 판매가 많아지다 보니까 도매시장의 기능이 많이 바뀌었죠. 틀이 달라졌다고 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평화시장은 인근 상가들에 비해 선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평화시장은 전통이 있는, 동대문에서도 핵심적인 시장이니까요. 그런데도 오프라인 매장은 힘이 듭니다. 동대문에 상가들이 우후죽순으로 많이 생기면서 손님이 갈라지기도 했고요. 동대문 안에 상점이 3만 개가 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전에는 평화시장이 도매시장으로는 대한민국의 최고 일 순위였는데 지금은 예전 같지는 않죠. 지금도 도매시장으로 서울 근교에서 물건을 많이 가지고 가고 있어요. 물론 서울·경기뿐만 아니라 전국의 상인들이 이곳에서 물건을 받아서 판매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평화시장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렇게 전통이 있고, 모든 게 갖춰져 있다 보니까 그나마 다른 시장에 비해 타격이 적은 편인 것 같습니다.”
“총 3층이고 길이가 630m입니다. 1층에 잡화·모자·스카프 등이 있고 2층, 3층을 거치면 없는 것이 없습니다. 2800개 점포가 모여 있는 삶의 터전이지요. 동대문 5가에서 6가까지 쇼핑을 하기가 참 좋게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판매 방식도 달라졌지만, 제품의 생산과 유통도 과거와는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중국에서 저가 의류 제품이 들어오니까 국내 생산은 조금 다르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하면 오늘 원단이 나가서 재단이 되고 작업을 마쳐서 내일 아침이면 몇 장씩 나오는 과정이 가능해요.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아무래도 인건비가 있으니까, 가격이 높죠. 중국이나 베트남, 미얀마 쪽에서 해오는 건 저가로 들여올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건 디자인이 까다롭거나 디자인을 빠르게 적용해야 하는 제품은 국내 작업을 하고, 고정적으로 오래 팔아야 하는 건 외국에서 해오는 게 저렴하니까 그쪽에서 많이 진행합니다.”
▶전통이 깊은 만큼 상인들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실향민들이 많이 계셨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는 그분들이 많이 돌아가시고 2세로 이어받으신 분들이 남아계십니다. 그보다 젊은 분들이 하시는 경우도 많고요. 지금 젊은 상인들은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고만 있지 않습니다. 신상품이 나오면 온라인에 찍어 올리기도 하고, 오랜 거래처에 사진과 함께 신상품 소개를 먼저 보내기도 합니다. 젊은 감각과 전통의 경험이 만나 자생력을 갖춰가는 것 같습니다.”
▶평화시장 대표로서 중요하게 보시는 사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처에 국립의료원과 중앙감염병병원이 건립되는 것도 변화 중 하나입니다. 현재 미군 부대 흙 정화 작업을 하고 있는데 2028년에 신축 이전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그 건물이 어떻게 형성이 될지가 큰 관건입니다. 그리고 제가 공약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 신평화시장과 평화시장 사이 횡단보도를 놓는 것입니다. 지금은 지하상가가 있는 지하도로 오가게 되어 있다 보니까 왕래하는 데에 지장이 많습니다. 밤이나 새벽에 물건이 무거우니까 그냥 무단횡단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횡단보도를 진즉부터 건의했는데 여러 문제로 아직 진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횡단보도가 필요한 것 같은데 왜 진행이 어려운가요.
“지하상가가 서울시 지하상가인데 과거에 상인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그리고 청계천에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또 공사하기가 어려워졌어요. 지금은 그것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와 신평화시장은 적극적으로 계속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시기는 확답을 못 받았지만, 문화재청과 연구해 보겠다는 정도의 답변을 받은 상태입니다.”
▶그 외에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시는 사업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설 현대화 부분이 제일 큽니다. 현대식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고, 이와 동시에 제품 또한 다양화하기 위해 모든 품목을 입점시키고 있습니다. 단순히 하드웨어만 현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 편의성을 높이려고 한 것이지요. 시설 현대화에는 정부 지원을 최대한 끌어와 진행하고자 합니다. 우리 시설팀 등 관련 부서에서 잘 관리를 해서 건물에 큰 문제는 없지만, 워낙 오래된 만큼 자금이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더군요. 서울시와 중구청에 많이 요구하고 있고, 이번에 옥상 방수 작업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시설을 보수하면서 보존 가치를 높일 것입니다.”
▶평화시장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신 것 같습니다.
“전통 있는 시장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또 우리 상인분들이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상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상인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장사하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편의를 도모할 것입니다. 새로 입점하시는 분들은 모르실 수 있지만 타 시장보다 평화시장은 혜택이 많이 있습니다. 임대료도 저렴하고요. 평화시장은 노력하신 만큼 이익을 얻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관섭 기자 localhn@donga.com
장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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