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운명… '5조원 해결' 넥슨 vs '5조원 남은' 스마게

양진원 기자 2024. 9. 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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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앤스톡]'경영 안정 최우선' 넥슨 총수 일가, 상속세 완납… '세기의 이혼' 앞둔 스마게는 울상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왼쪽)과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사진=스마일게이트, 뉴스1.
게임업계 두 거인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세 이후 상속 이슈에 시달리던 넥슨 총수 일가는 최근 5조원대에 달하는 상속세를 완납해 부담을 덜었다. 창사 30주년을 맞아 사업 성과에 박차를 내야할 시점에 경영상 잡음을 최대한 없애겠다는 취지다.

스마일게이트의 표정은 사뭇 다르다. 권혁빈 창업주가 부인과의 이혼 소송에 돌입, 재산 분할 위기에 놓인 까닭이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2심 판결이 난 가운데 권 창업주 소송건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최근 고 김정주 창업주의 부인인 유정현 넥슨 총수 겸 NXC 이사회 의장과 두 자녀가 2년 반 만에 상속세 납부를 완료했다. 넥슨그룹 지주사 'NXC'는 지난달 20일 유 의장이 갖고 있는 NXC 지분 6만1746주(3203억원)와 김정민·정윤씨의 보유 지분 각 3만1771주(1648억원), 두 자녀가 대주주로 있는 유한책임회사 와이즈키즈 보유 지분 3122주(162억원) 등 총 6662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유 의장 일가는 2022년 2월 김 창업자 별세로 같은 해 9월 NXC 지분 196만3000주(67.49%)를 상속했다. 이후 지난해 2월 NXC 지분 4조7000억원어치를 정부에 납부하는 물납 방식으로 상속세 대부분을 정부에 냈다. 게임업계는 총 상속세액이 약 5조3000억원대일 것으로 추산한다.

총수 일가 보유 주식을 회사가 자사주 매입 형태로 사들여 상속세를 납부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인데 지분율이 다소 줄었지만 넥슨 총수 일가 지배력은 공고하다는 평가다. 자사주 매입 이전 NXC 주주 구성은 유정현 총수(34%), 김정민 양(17.49%), 김정윤 양(17.49%), 와이즈키즈(1.72%), 기획재정부(29.29%)였다. 전체 지분 중 70.71%를 총수 일가가 보유했는데 이번 지분 매각으로 총수 일가 지분율은 66.41%로 줄었다. 기획재정부 지분율은 동일하고 NXC가 자사주 4.41%를 갖는다.


스마일게이트, 재산 분할 위기… 최태원·노소영 2심 판결에 우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사진=스마일게이트
게임업계 굴지의 기업인 스마일게이트는 표정이 어둡다. 창업주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배우자 이모씨와 이혼 소송 중이기 때문이다.

고 김정주 창업주와 함께 국내 1세대 게임 업계 창업주로 꼽히는 권혁빈 CVO는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추산 기업 가치 10조원에 달하는 스마일게이트그룹을 이끌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2006년 선보인 1인칭 슈팅(FPS)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빠르게 성장했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로스트아크'가 뒤를 이으며 국내 굴지의 게임사로 발돋움했다.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100%), 스마일게이트RPG(100%),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99.6%) 등 8개 계열사를 거의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구조다. 권 CVO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이씨는 창업 초기 스마일게이트 경영에 참여했다며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절반 가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를 세울 당시 초기 자본금 5000만원에서 이씨 지분 30%가 재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 짧은 기간이지만 대표 및 이사진으로 근무한 만큼 재산 분할 규모가 작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권 창업주에 대한 유책 판단도 변수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1조3808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분할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긴장감이 고조된다. 노 관장보다 재산 형성 기여도가 높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이씨의 분할가액은 최소 2조원대에서 5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5조원대 상속 이슈를 해결한 넥슨과 달리 스마일게이트는 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을 앞두고 있어 고민이 깊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권 창업주는 이혼을 원하지 않지만 재산 분할이 현실화될 경우 그룹 전체에 미치는 충격파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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