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친한 친구"…'내 이름은 김삼순', 2024년 버전으로 재탄생(종합)
5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제작발표회 개최
"한 작품으로 두 번 인사 드려서 영광"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2000년대 초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내 이름은 김삼순'이 안방극장을 다시 찾는다. 드라마 트렌드에 맞춘 편집 방식과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각적 즐거움까지 더했다. 2030 세대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준비를 마친 '내 이름은 김삼순'이다.
웨이브 뉴클래식 프로젝트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4K)'(극본 김도우, 연출 김윤철) 기자간담회가 5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김윤철 감독과 배우 김선아 정려원이 참석했다. 현빈과 다니엘 헤니는 개인적인 스케줄로 인해 불참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2005년 MBC에서 방송된 드라마다. 웃음거리가 되고 마는 촌스러운 이름, 뚱뚱한 외모라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전문 파티시에로 당당히 살아가는 30대 노처녀 김삼순(김선아 분)의 삶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린다. 방송된 지 19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로코'(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레전드로 회자되고 있다.
이에 '내 이름은 김삼순'은 SD로 제공되던 기존 콘텐츠 화질을 4K로 업스케일링 및 리뉴얼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음질 개선과 자막 제공 등 콘텐츠 전반의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거쳐 시각적 즐거움을 더한다.
김윤철 감독은 "처음에 리마스터링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왜?'라고 반문했다. 2030 세대 친구들이 보고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며 "8부작으로 표현하면 원작인 16부작의 이야기를 제대로 담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았는데 주변에서 '요즘 다 1.5배속으로 보니까 8부작으로 편집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해줬다. 용기를 얻고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선아는 제과 기술자 김삼순 역을 맡았다. 김삼순은 예쁘지도 않고 날씬하지도 않은 평범한 방앗간 집 셋째 딸이다. 혼잣말의 여왕이며 자질구레한 호기심이 많다. 프렌치 레스토랑 사장 현진헌(현빈 분)과 계약 연애를 시작한다.
김선아는 "감독님께서 '내 이름은 김삼순'을 리마스터링한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며 "복습을 하면서 삼순이 공부를 며칠 했다. 다시 봐도 너무 재밌고 좋은 작품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삼순 하면 김선아'. 이 공식이 된 작품이다. 시간이 지났다는 걸 잘 못 느끼고 있었는데 숫자로 19년이라고 딱 박아주시니까 '시간이 이렇게 지났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늘 항상 제 곁에 있는 작품이다. 삼순이는 제 인생에서 가장 친한 친구 같은 캐릭터다"라고 덧붙였다.
현빈은 프렌치 레스토랑 사장 현진헌 역을 연기했다. 현진헌은 호텔업을 하는 준재벌의 집안에서 명석한 두뇌와 빛나는 외모를 갖고 태어났다. 그러나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뒤 형과 형수가 사망하고 진심으로 사랑했던 유희진(정려원 분)이 미국으로 떠나자 삐딱해진다.
김윤철 감독은 편집하면서 현진헌 캐릭터에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19년 전에는 현진헌이 '백마 탄 왕자' '재벌남' 이렇게 불렸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제가 봐도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현진헌 캐릭터가 갖고 있는 태도, 화법,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이런 것들이 지금 세대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대사와 장면을 덜어냈다"고 덧붙였다.
정려원은 진헌의 옛 연인 유희진으로 분했다. 윤희진은 의사 부부의 외동딸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랐다. 진헌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암에 걸려 그와 이별을 택한 후 미국으로 떠난다.
정려원은 '내 이름은 김삼순'이 리마스터링되기 전부터 전조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올라왔다. '왜 내 눈에 자꾸 보이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께서 리마스터링한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너무 신기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삼순이는 동아줄 같은 느낌이다. 미니시리즈를 정말 하고 싶던 때 만난 작품이다. 오디션에 계속 떨어지던 때 '내 이름은 김삼순' 오디션에서 감독님께서 '해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제가 여기서 '네'라고 답하면 할 수 있는 거냐'고 물어봤는데 감독님이 그렇다고 해주셨다. 그 뒤로는 꿈같은 일이 계속 펼쳐졌던 것 같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저 감사했다"고 전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당초 16부작이었으나 8부작으로 축약했다. 겉가지로 뻗은 이야기들은 축소하고 김삼순과 현진헌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했다. 이로써 스트리밍 플랫폼의 '서사 몰아보기' 등에 익숙해진 현세대의 트렌드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당시에만 통용했던 대사와 행동, 소위 '클리셰'를 최대한 조심스럽게 편집했으며 최근 시리즈의 트렌드처럼 다음 회가 기대되는 엔딩을 만들었다. '새로운 맛으로' 즐길 '내 이름은 김삼순'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려원은 "처음에 '이 작품이 요즘 세대에게도 통할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편집이 새롭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오히려 기대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끝으로 김선아는 "한 작품으로 두 번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 20년이 지났음에도 많은 분들의 사랑과 응원을 받아서 너무 좋다"며 "삶과 사랑에 고민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2024년 버전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고 용기와 희망을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총 8부작으로 오는 6일 웨이브에서 전편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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