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간 상담사 대체 불가”···콜센터 직접고용이 필요한 이유는?
금융권 콜센터에서 인공지능(AI) 상담이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숙련된 상담사의 역할이 크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적절한 상담과 고객 개인정보 관리 등을 위해선 콜센터 상담사 직접고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승래·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AI발 고용위기와 금융권 콜센터 직고용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2021년 10월 기준 5대 은행 콜센터에선 상담사의 87.5%는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고용된 상태다.
발제자로 나선 우새롬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은 “디지털 뱅킹의 성장과 AI 상담 도입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영업 점포는 축소되는 한편, 콜센터 상담 업무의 난이도와 복잡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불안정한 AI가 1차 상담을 처리한 후 상담사가 복잡한 상담을 맡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I 상담에 따른 고객의 불편함과 불만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서 장기근속 숙련 노동자 고용안정과 콜센터 업무의 전문성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AI와 인간 상담사 업무 범위를 정확히 하고 노사 간 협의가 반영된 ‘AI-상담사 협업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했다.
우 연구위원은 “고객은 원청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한다고 인식하지만 실제론 용역회사에 제공되고 있어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며 “고객정보 보호를 꾀하기 위해서도 원청에 제공된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조회, 관리할 수 있는 용역회사 상담사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도 발제에서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인 대형 콜센터 15개 분석 결과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이 꾸준하게 상승했다”며 “상담사의 처우가 개선되지 못하는 것은 노동자의 이해가 대변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콜센터 용역업체는 위·수탁 계약을 통해 콜센터 업무를 대행하지만, 콜센터 상담사의 임금과 복리후생은 원청의 계약단가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를 이용하면서 상담사의 처우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토론에 참여한 콜센터 상담사들은 AI 도입에도 여전히 인간 상담사의 역할이 중요하며 콜센터 상담사들의 업무 강도는 가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자로 나선 김관욱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도 “기술적 한계로 인해서 인간 상담사를 찾는 고객이 많다”며 “AI 상담사의 도입은 역설적으로 상담사의 노동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숙련(저임금) 노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줬다”고 했다. 이어 “AI 도입은 기존 콜센터 산업에 대한 사회와 기업 그리고 시민들의 의존도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40605162500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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