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순’ 감독 “현빈 캐릭터, 지금 시대 감각과 안 맞아…태도·화법 최대한 편집”
‘내 이름은 김삼순’ 김윤철 감독이 리마스터링 작업 가운데 가장 신경 쓴 지점을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4K)’ 언론 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선아, 정려원, 김윤철 감독이 함께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2005년 방영된 MBC TV 드라마다. 웃음거리가 되고 마는 촌스러운 이름, 뚱뚱한 외모라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전문 파티시에로 당당히 살아가는 30대 노처녀 김삼순의 삶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종영한 지 19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보고 싶은 인생 로코’에 꼭 들어간다는 레전드 명작인 ‘내 이름은 김삼순’은 당시 5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했다. 생소했던 직업인 ‘파티시에’가 인기 직종으로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배우 김선아와 정려원은 물론, 당시 ‘뉴페이스’였던 현빈과 다니엘 헤니가 톱배우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이후 연극으로 리메이크돼 무대에 올랐고, 아직도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 ‘몰아보기’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날 김 감독은 “이번 작업을 하면서 고민했던 지점과 염두에 둔 지점이 현빈 씨가 연기한 현진헌 캐릭터였다. 19년 전 시대 감각이나 지금 20~30대 시대 감각으로 봤을 때 이게 과연 볼수 있을까? 싶더라”라고 밝혔다.
약 20년 전의 현진헌은 재벌 2세, 밴츠남, 백마 탄 왕자 캐릭터 등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유튜브 채널 등에서는 ‘벤츠남이 아닌 똥차였다’, ‘전 여친을 정리하지 못하고 양다리를 걸치는 남자’ 등의 비판이 나오는 바.
이에 김 감독은 “조금 심하게 얘기하면 그때는 ‘백마 탄 왕자’ ‘재벌남’ ‘나쁜남자’ 등으로. 통용 됐다. 그때는 아마 시청자분들이 용인, 용서해 준 것 같다. 지금 눈높이에서 보면 ‘제가 봐도 이건 너무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현진헌이 갖고 있는 태도, 화법,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이 지금 시대 감각과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야기 서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컷이나 대사를 최대한 덜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 개개인마다 감수성이 다르시니까,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두렵기도 하다. 조심스럽긴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 (Wavve)의 ‘뉴클래식 (New Classic) 프로젝트’는 명작으로 회자되는 2000년대 대표 드라마를 2024년 버전으로 신작화하는 프로젝트다.
화질과 음질을 업스케일링해 8부작 OTT 시리즈로 재탄생한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4K)’은 김윤철 감독의 재구성으로 메인 캐릭터들의 서사를 강화했다. 동시에 다음 회가 궁금한, 소위 ‘훅’이 있는 엔딩을 삽입해 몰입감을 높이는 건 물론 이무진X쏠, 그리고 구름이 대표 OST 리메이크에 참여해 현대적인 감수성을 더했다.
오는 6일 웨이브에서 공개.
김나연 온라인기자 letter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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