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복이 여기서 꿈틀거리고 있네”…마트·슈퍼마켓 경계 없앤 이마트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4. 9. 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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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마트·슈퍼 합병
통합 매입으로 비용 절감
마트 과일·수산·축산물
이젠 근거리서 구매 가능
서울 동작구 이마트에브리데이 이수점에서 활전복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이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 흡수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통합 이마트’가 마트와 슈퍼마켓 업태 간 협업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마트와 슈퍼마켓 간 구매업무를 통합해 그동안 슈퍼마켓에 공급하기 어려웠던 살아있는 전복 등 수산물과 조각과일, 축산물 등 신선식품을 대거 내놓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각 사의 매입 비용을 줄이고, 마트의 신선식품 노하우를 슈퍼마켓에 이식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슈퍼마켓 흡수 통합을 마친 이마트는 업계 최초로 지난달 에브리데이의 약 70개 점포에 활전복을 구입해 진열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전국 소도시에도 자리 잡은 슈퍼마켓엔 활전복 운영이 어렵다고 평가됐다. 일반 냉장차량보다 2배 이상 운임료가 비싼 활어 물류차를 도입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전문 수산물 담당 직원도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에브리데이 점포에선 바닷물이 담긴 팩 형태의 전복만 소규모로 판매했는데 전복이 하루 이상 살아있지 못했다.

이 회사의 목표는 에브리데이에 이마트 수산 노하우를 심는 것이다. 현재 이마트 수산 바이어는 에브리데이 점포를 돌며, 이마트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수산 판매, 진열 노하우를 전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통합 이마트는 회사 최초로 광어·연어 덩어리 회를 슈퍼에 처음 도입했다.

최근 에브리데이는 마트의 농산물센터(후레쉬센터)에서 직접 가공한 조각과일 상품인 조각수박, 조각멜론 등도 도입했다. 특히 조각수박은 지난 5월 중순에 도입돼 8월 중순까지 3개월간 총 2만팩이 팔려나갔다. 지난 7월 기준 70개 점포에서 마트의 조각 과일을 판매 중이다. 이마트는 마트·슈퍼간 통합 공급을 목적으로 올해 초 후레쉬센터에 조각과일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또한 이마트 직영 축산가공센터인에서 생산하는 삼겹살 등의 품목도 에브리데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 [사진 제공 = 이마트]
그동안 수지가 안맞아 판매가 어렵던 활전복 등 수산물, 조각과일 등이 원활히 도입되고 있는 건 지난 7월 통합 이마트 출범 후 단행된 통합 매입 덕분이다. 이마트는 지난 4월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매입 조직을 한덩어리로 합쳤고, 7월에는 에브리데이와 매입 협업을 통해 ‘바잉 파워’를 키워왔다. 상품 본부 산하 통합 매입 조직의 체계를 ‘팀’에서 ‘카테고리’로 변경하기도 했다. 과거엔 업태별로 상품을 매입했다면, 이젠 예컨대 ‘생선회’처럼 상품단위로 매입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한채양 이마트 대표를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의 통합 대표로 임명하며 ‘통합 이마트’에 공을 들여왔다.

통합 이마트가 상품 매입조직에 신경을 쓰는 것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대량 구매 시 원가가 절감되는 시장의 원리를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더 싼 가격에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협력업체 입장에서 상품 판로와 공급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회사는 상품과 가격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이마트에브리데이 이수점에서 활전복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이마트]
통합 이마트는 내실을 탄탄하게 정비하고 외형 성장에 꾸준히 집중할 계획이다. 이마트와 에브리데이는 올해부터 매 분기 상시 초저가에 판매하는 상품들을 선보이며 협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초저가 와인의 대명사 ‘도스코파스’ 신제품 ‘소비뇽 블랑’ 역시 이마트와 에브리데이에 동시 판매 중이다.

이마트는 하반기에도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등 매입 조직 통합에 따른 구매력 강화와 공동 상품 개발 등 통합 시너지를 통한 상품 경쟁력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을 개선하며 연결기준 상반기 흑자 전환했다. 올해 2분기에도 3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상반기 실시한 희망퇴직에 들어간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 89억원, 보유세 720억원 등을 고려하면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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