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가위 선물 키워드, 백화점은 ‘초고가’·마트는 ‘가성비’
장마와 무더위, 고물가 등으로 내수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한가위 선물 판매에 돌입했다. 양극화된 소비시장을 반영하듯, 백화점은 ‘초고가’, 대형마트는 ‘가성비’, 이커머스는 ‘파격할인’을 앞세워 각각 다른 고객군을 타깃층으로 하는 ‘한가위 판매전’에 나섰다.
백화점은 ‘고가 선물세트’ 경쟁이 치열했다. 롯데백화점은 한우 한가위 선물세트 가운데 ‘1+등급’ 이상의 비중을 85%까지 늘렸다. 특히 올해 새롭게 론칭한 ‘엘프르미에 한우 기프트’는 1++등급인 최상위급 프리미어 선물을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마블링 스코어 최고점(9점)을 기록한 최상위 암소 한우로 구성된 ‘암소 No.9 명품(300만원 총 8.8㎏)’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선물세트 브랜드인 ‘5스타’의 물량을 지난해 한가위보다 20%가량 늘렸다. ‘5스타’는 바이어가 한우·수산·청과의 국내 명산지를 발굴해 생산 과정을 관리하고 직접 상품을 구성한다. 한우 한 마리에서 2%만 생산되는 특수부위로 세트를 구성한 ‘명품 미각 한우’(85만원), 겨울에 어획한 제주 갈치 중 특대 사이즈만 선별해 소포장한 ‘명품 제주 동 갈치’(60만원) 등이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은 ‘가치 소비’ 추세를 겨냥해 ‘환경친화적 한우 선물세트’를 내세웠다. 가축을 방목해 자유롭게 기르는 ‘방목생태 축산’ 인증을 받은 농장을 발굴해 구성한 선물세트다. 강원도 평창 정개산에서 방목 사육한 ‘삿갓봉농장 한우 세트’(53만원), 유기농 사료만 먹여 육향이 진한 ‘동물복지 유기농 한우 선물세트’(85만원)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친환경, 동물복지 등 고객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맞는 품격있는 선물세트”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고물가 시대에 맞서 ‘가성비’를 내세웠다. 이마트는 사과 세트 가격을 지난해 한가위 보다 평균 10%가량 낮췄다. 가장 저렴한 ‘당도선별 사과’(3.7㎏) 세트는 3만9900원이다. 사전 예약 기간 중 수산세트 매출 1위를 차지한 ‘특선 제주 옥돔’ 세트는 6만3200원이다.
홈플러스도 전체 한가위 선물세트의 80%를 5만원대 이하 실속형 세트로 구성하는 ‘가성비’ 전략을 폈다. 동원 양반 돌김 세트(3만9970원), 보먹돼 비비큐 냉장세트(3만4800원, 2000세트 한정), 전통양념 너비아니 구이 냉동세트(4만6130원) 등이 대표적이다. 홈플러스는 950여종의 상품을 이달 8일부터 17일까지 최대 50%의 할인가에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양극화된 소비 심리에 맞춰 ‘실속족’과 ‘플렉스족’을 동시에 노린 주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3∼8만원대 가성비 와인(2묶음) 선물세트의 물량을 지난해 한가위보다 30%가량 확대했다. ‘이탈리아 우마니론끼 비고르 세트’는 3만6900원, ‘포르투 발도우로 토니 포트’는 1만원대다. 동시에 ‘오반 디스틸러스 에디션’(18만2800원) 등 보다 고가를 찾는 이들을 위한 위스키 선물세트 물량도 약 40% 확대했다. 최고급 와인 9병으로 구성된 ‘2018 빈티지의 그랑크뤼 컬렉션’은 2390만원대에 판매한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할인 경쟁’에 나섰다. 지마켓은 2일부터 오는 10일까지 2만7000여명의 판매자가 참여하는 ‘한가위 빅 세일’을 진행한다. ‘15%의 할인쿠폰’(최대 1만원)이 횟수 제한 없이 제공되고, ‘20% 할인쿠폰’(최대 5만원)도 매일 1장씩 제공한다. 삼성전자·엘지(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80여개의 브랜드가 참여한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 hy, 최대 60% 할인에 원하는 날 배송
에치와이(hy·옛 한국야쿠르트)의 온라인 몰 프레딧(Fredit)이 ‘2024년 추석 건강식품 기획전’을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에치와이 건강식품 중 인기가 높은 42개 품목을 최대 60%까지 할인해 판매한다. 1만원대 실속형 선물부터 홍삼·녹용 등 1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금액별로 다양한 구성을 준비했다.
에치와이는 프레딧의 강점으로 배송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자체 유통망인 ‘프레시 매니저’를 활용해 지정일 배송이 가능해 원하는 날짜에 주문 물품을 받아볼 수 있다. 프레시 매니저가 냉장카트를 통해 직접 물품을 전달하고, 배송비는 무료다.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할 경우 주소를 모르는 지인에게도 선물을 보낼 수 있다.
■ 파리바게뜨 빵에도 제철이 있다, 가을보리 빵
파리바게뜨가 한가위를 맞아 ‘가을 보리’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가을 제철 원료인 보리를 활용해 곡물의 구수한 풍미를 담은 제품들이다. ‘가을 보리 롤케익’, ‘가을 보리 카스테라’, ‘가을보리 만월빵’ 등이 대표 상품이다.
‘감사와 행복’의 메시지를 담은 선물세트도 출시됐다. 밤과 단팥, 고구마 앙금을 넣어 세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행복만주 세트’, 만주·모나카·양갱이 포함된 ‘가을 감사세트’ 등이다. 또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통선물류로는 ‘화과자 오감’, ‘복덕 밤 만주’, ‘만월 전병’ 등이 있다. 이외에도 베스트셀러인 ‘실키롤케익’은 기네스 등재 4주년을 기념해 기존 길이의 2배에 달하는 47㎝로 제작된다. ‘1988 실키롱케익’이라는 이름으로 한정된 기간 동안 1만9880원에 판매한다.
■ 매일유업, 영양전문가들이 설계한 ‘메디웰’
매일유업이 균형영양식(환자식) 전문 브랜드인 ‘메디웰’ 추석선물세트를 출시했다. 메디웰은 영양전문가들이 설계한 제품으로, 현재 1000개 이상의 병원과 전문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유당이 배제된 원료만 사용한 락토프리 제품인 ‘구수한맛 플러스’와 식이조절이 필요한 당뇨환자용 영양조제식품 ‘메디웰 당뇨식’이 있다. 브랜드 홍보대사(엠버서더)로는 ‘불타는 트롯맨’ 1대 우승자로 중장년·노년층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가수 손태진씨가 임명됐다.
메디웰 추석선물세트에는 용돈봉투가 동봉되고, 전용 선물박스로 포장된다. 선물세트 구입은 매일유업 공식 쇼핑몰인 ‘매일다이렉트’와 직영 네이버스토어 등에서 가능하다.
■ 롯데칠성음료, 올 추석 차례주도 청주 백화수복
롯데칠성음료의 청주 ‘백화수복’은 1945년 출시된 80년 전통의 차례주다. 국산 쌀의 외피를 30% 정도 도정한 뒤 사용하고, 저온 발효 공법과 숙성 방법으로 청주 특유의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살렸다. 작년 8월부터 양조 과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제품 포장용 상자에 사용하는 기술을 적용해 ‘그린 패키징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조상들이 사용하던 대로 엄선된 쌀로 정성껏 빚어 만든 청주 제품”이라며 “올해 도입된 ‘기준판매비율’로 가격이 저렴해지며 더욱 합리적인 가격(이 됐다)”고 밝혔다. 백화수복의 제품용량은 700㎖, 1.8ℓ 두 종류이며, 할인점·편의점 등 다양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알코올 도수는 13도다.
■ KGC인삼공사, 건강 선물의 대표주자는 정관장
케이지시(KGC)인삼공사의 대표 브랜드인 ‘정관장’이 오는 18일까지 ‘추석에도 건강은 정관장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가족과 지인에게 선물하는 용도로 좋은 ‘다보록’ 선물세트를 비롯해, 홍삼정·에브리타임·홍삼톤·화애락 등 정관장의 대표 스테디셀러가 판매된다. 이외에도 장수:율, 기다림 침향, 알엑스진 클린 등 맞춤형 기능성 제품에는 다양한 구매 혜택이 제공된다. ‘건강 메시지 태그’, ‘황진단 특별 보자기 서비스’ 등 각종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프리미엄 상품으로는 녹용 전문 브랜드인 ‘천녹’이 있다. ‘정관장 천녹’은 뉴질랜드 정부가 보증한 최상위 등급의 녹용만을 사용한다. 최근 누적 매출액이 6151억원을 넘어서는 등 정관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 농협 라이블리, 추석 맞아 ‘한우페스타’
농협경제지주가 운영하는 온라인 축산물 쇼핑물 ‘농협 라이블리’가 한가위 명절을 맞아 ‘한우 페스타’를 연다. 이달 11일까지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한우 1++등급, 1등급 구이용, 육전, 명절 제수용 상품 등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된다. 한돈과 흑화고·미역·염소탕 등 세트 상품은 오는 18일까지 상시 할인과 결제금액 1% 적립 등 혜택도 제공된다. 200만원 이상 대량주문 고객은 맞춤형 구성과 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감사카드 동봉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고물가 속 실속형 선물세트도 판매 중이다. 10만원 이하 한우 선물세트로는 등심 등 3개 부위별로 각각 200g으로 구성된 ‘스페셜 한우’(7만5000원∼7만7000원)가 있다.
■ BBQ, 닭요리 제품 모아모아 3종 구성
비비큐(BBQ)가 스테디셀러 상품들로 구성된 한가위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구성은 로얄세트, 골드세트, 프리미엄세트 등 총 세 가지다. ‘로얄세트’는 닭날개·극한 왕갈비맛 통다리바베큐 등 7개 제품, ‘골드세트’는 닭곰탕·삼계탕 등 9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프리미엄세트’는 로얄·골드세트에 로스트갈릭 통다리 바베큐 등을 추가해 14개 제품이 포함됐다.
예약주문은 비비큐몰 앱 또는 웹에서 ‘추석 선물세트’ 탭을 통해 이달 10일까지 가능하고, 한가위 연휴가 시작되는 13일까지 배송된다. 동일한 세트를 10개 이상 구매할 경우 10%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비비큐 관계자는 “명절을 맞아 고객들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비비큐의 가정대용식 제품들을 즐기실 수 있도록 구매율이 높은 제품을 엄선해 추석 선물세트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 동원F&B ‘실속·친환경’ 다 잡은 참치세트
동원에프앤비(F&B)가 ‘건강·실속·친환경’을 내세워 ‘동원 선물세트’ 100여종을 출시했다. 고단백 영양 식품인 ‘동원참치’와 나트륨·지방을 줄인 ‘리챔 더블라이트’ 등으로 구성된 스테디 선물세트가 주력 상품이다.
고물가에 대응해 가성비를 높인 실속형 선물세트 구성도 대폭 강화했다. 동원참치·리챔 등 기본 품목에 참치액, 건강요리유, 참기름 등 각종 조미료를 함께 구성했다. 1만원∼4만원대 가격대 상품도 마련해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혔다. 올 추석에는 고금 암염인 ‘히말라야 핑크솔트’가 포함된 ‘동원 프리미엄 티(T)호’ 등도 첫선을 보인다.
‘가치 소비’ 트랜드에 맞춰 지속가능한 소재로 만든 친환경 선물세트도 판매한다. 멸균 팩을 재활용한 백판지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재생원료를 적용한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선물세트를 비롯해, 100% 종이로 만든 ‘올페이퍼 패키지’ 등이 대표적인 친환경 선물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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