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⅔이닝 퍼펙트 하다가 '와르르'…강백호의 체크스윙, 김태형 감독은 어떻게 봤나? "애매하지도 않았다"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애매한 것이 아니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14차전 홈 맞대결에서 7-5로 승리하며 7위 자리를 되찾았다.
롯데는 경기 초반 선발 애런 윌커슨이 4⅔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순항하고 있었다. 그런데 강백호와 맞대결에서 하이패스트볼을 통해 방망이를 끌어내는데 성공했으나, 3루심이 '노스윙'을 선언하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느린 그림을 통해 본 강백호의 배트 헤드가 홈플레이트를 지난 것처럼 보였지만, 3루심은 스윙을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강백호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퍼펙트 행진에 제동이 걸린 후 윌커슨은 급격하게 흔들렸고, 김상수와 배정대, 심우준,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4타자 연속 1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0-4로 끌려갔다. 하지만 롯데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5회말 공격에서 박승욱의 적시타로 곧바로 한 점을 따라붙은 뒤 7회말 무려 6점을 쓸어담았다. 김태형 감독의 작전과 대주자, 대타 기용들이 모두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그리고 9회초 한 점을 내줬으나,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며 최근 상승세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김태형 감독은 5일 경기에 앞서 '어제 7회말 상황은 모든게 통했다'는 말에 "매번 그러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웃으며 "삼성과 할 때도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었는데, 타자들이 못 치면서 잘 안풀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령탑은 나승엽의 도루 장면도 짚었다. 나승엽은 지금까지 통산 도루개 1개에 불과했는데, 전날(4일) 동점타를 터뜨린 후 2루 베이스를 훔치며 시즌 1호, 개인 통산 2호 도루를 손에 넣었다. 어떻게 된 장면이었을까.
김태형 감독은 "웬만한 공을 커트를 했을 텐데, (박)승욱이에게 던진 공이 너무 빠졌다"며 "나승엽에게 도루를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 앤드 런 슬래시였다. 나승엽은 우리 팀에서도 주루 플레이를 가장 소극적으로 한다. 1루에서 우익수 앞에 안타가 나왔을 때 확 파고드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작전코치가 뛰라고 해도 속도를 줄인다. 수비가 공을 던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뒤에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지 않나. 무리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순항하던 윌커슨이 급격하게 흔들리게 됐던 강백호의 체스크윙 장면은 어떻게 봤을까. 올 시즌 KBO리그는 체크스윙 판정과 관련해 각 사령탑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체크스윙과 관련해 비디오판독을 도입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체크스윙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까닭에 KBO에서도 이와 관련해서는 비디오판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오심이 발생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스윙이 돌았다고 봤다. 뒤에서 봤는데도 완전히 방망이가 돌았다. 왜 이렇게 체크스윙을 못 보는지 모르겠다. 어제의 경우는 많이 돌았는데, 왜 못 봤는지 모르겠다. (스윙을)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 애매한 것이 아니다. 확실한 것이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루심들의 경우 ABS 판정을 듣는 것보다 체크스윙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게 그들의 역할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경기에서 이겼기에 목소리를 높이진 않았으나, 분명 아쉬운 판정이 나왔던 것은 분명했다.
이날 롯데는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내야수 이주찬과 외야수 김민석을 말소하고, 이호준과 김동혁을 콜업했다. 전날(4일) 단기전처럼 경기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조금 더 기동력이 좋고, 대주자 또는 대수비로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들을 불러 올렸다. 특히 김동혁이 합류함에 따라 롯데는 접전의 상황에서 보다 기동력이 좋아지게 됐다.
한편 롯데는 이날 황성빈(좌익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나승엽(1루수)-윤동희(중견수)-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정현수. 직전 등판에서 데뷔 첫 선발승을 손에 넣은 정현수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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