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푸바오·외계인, 영화관 빈집털이 했지만…뒷심 부족에 대중적 흥행은 실패[TEN초점]

김지원 2024. 9. 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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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텐아시아DB, 에버랜드 공식 계정



한국 영화 신작이 잠시 뜸한 사이, 임영웅, 푸바오, 외계인이 이들의 빈자리를 차지했다. 임영웅 공연 실황 영화, 푸바오 다큐멘터리, 외계생명체를 소재로 한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점한 것. 다만 전체 관객 수는 저조한 편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일 박스오피스 1위는 '안녕, 할부지', 2위는 '비틀쥬스 비틀쥬스', 3위는 '에이리언: 로물루스', 4위는 '파일럿', 5위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였다. 상위 5위 안에 일반 한국 상업 영화는 조정석 주연의 '파일럿'뿐이다.

'안녕, 할부지' 포스터. / 사진제공=에이컴즈, 바른손이앤에이



푸바오 다큐멘터리 '안녕, 할부지'는 개봉일인 이날 박스오피스 1위를 가져갔다. '안녕, 할부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와 판다 가족들, 그리고 이들을 보살피는 사육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020년 7월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국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약'에 따라 생후 48개월 이전에 짝을 찾아 중국으로 이동한다. 영화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향하기 3개월 전의 이야기, 중국으로 향하는 여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푸바오는 '푸공주', '푸린세스', '용인 푸씨', '푸뚠뚠' 등 수많은 애칭으로 불리며 귀엽고 엉뚱한 면모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는 사랑스러운 푸바오와 헌신적인 사육사, 특히 '강바오'라고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담았다. 영화는 푸바오를 그리워한 이들에게 다시 한 번 푸바오를 볼 시간이면서, 한편으로는 사육사들의 일과를 엿볼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푸바오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동물과 인간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뭉클함을 선사한다. 관객들에게 호평받는 이유다.

'임영웅ㅣ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포스터. / 사진제공=CJ ENM, CGV ICECON



이에 앞서 8월 말에는 임영웅 공연 실황 영화가 반짝 주인공이 됐다. 개봉일 2위로 시작한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개봉 2주차에도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사전 예매량만 10만 장을 훌쩍 넘기면서, 개봉 전부터 30억 이상의 매출을 확보한 바 있다.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는 올해 5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임영웅 콘서트 실황과 준비 1여년 간의 비하인드를 담은 스타디움 입성기. 공연을 본 관객들에겐 다시 한 번 공연을 추억하는 기회,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들에겐 극장에서 생생한 공연의 현장을 느껴볼 기회라는 평이다. 대규모 크루와 함께한 퍼포먼스, 헬륨기구·불꽃·애드벌룬 등이 동원된 큰 규모의 공연을 스크린에서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임영웅의 인터뷰부터 공연 준비 과정 및 공연장 외부 풍경을 엿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도 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외화 '비틀쥬스 비틀쥬스'와 '에이리언: 로물루스'은 마니아층에게 환영받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가족들에게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 이후,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비틀쥬스가 소환되며 펼쳐지는 산 자와 죽은 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팀 버튼 감독의 작품으로, 고전적이고 마니악한 매력이 있다. 판타지, 코미디 공포 장르의 작품으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도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14일 개봉 후 20번이나 1위를 기록했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7번째 영화로, 보다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난 청년들이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한 후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기 시작하면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크리처, 액션, 스릴러, SF를 즐기는 고정 팬층에게 사랑받고 있다.

'비틀쥬스 비틀쥬스' 포스터. /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하지만 관객 수는 상위 5개 작품을 모두 합쳐야 겨우 10만 명이 넘는다. 각각 일일 관객 수가 '안녕, 할부지' 3만 9558명, '비틀쥬스 비틀쥬스' 2만 1788명, '에이리언: 로물루스' 1만 8785명, '파일럿' 1만 1676명,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11만 1163명이다. 고정팬층이 있는 대체 콘텐츠와 마니아층이 있는 외화들이 틈새 박스오피스를 노린 것이다.

여름 한국 영화 개봉작들은 극장에서 정리하는 단계이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다른 한국 영화 신작도 없는 상황이다. 극장가가 빈집이 된 사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줬던 작품들. 다만 추석 연휴에는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오는 '베테랑2'가 개봉한다. 아직까진 '대체 콘텐츠'인 이들이 잠깐 사이 빈집은 차지했지만 추석 연휴 이후 롱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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