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혜국→공여국' 전환 성공 사례…공여 유일 증액한 영웅 같은 곳"
GAVI, 전세계 가장 많은 백신 구매한 국제 민간기구…10억명 백신 공급 통해 1700만명 이상 살려
한국, 2010년 亞 최초 공여국 참여…유바이오로직스, 경구용 콜레라 백신 독점 공급 등
"한국은 전세계 국가 중 유일하게 공적개발원조(ODA)를 증액한 영웅과도 같은 나라입니다."(사니아 니슈타르 세계백신면역연합 대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신을 구매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국제 보건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최초의 공여국은 물론, 유일한 전년 대비 ODA 증액 등 특별한 의미를 지닌 국가로 한국 정부와 민간 부문과의 지속적인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사니아 대표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다자간 보건 협력을 위한 한국의 기여에 관한 세미나'에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GAIV에 공여를 약속한 것은 물론, 유바이오로직스와 LG화학 등 민간 부문 백신 제조 리더십을 보유했다"며 "특히 경색된 국제 정세 속 긴축에 나선 다른 국가들과 달리 전년 대비 ODA를 30% 증액한 전무후무 한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GAVI는 전세계 중저소득 국가 어린이들의 백신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 민간기구다. 지난 2000년 빌게이츠 주도로 세계경제포럼에서 시작돼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 세계은행, 게이츠재단과 같은 핵심 파트너들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 이후 지난 24년여간 10억명에게 백신을 공급해 1700만명 이상의 사망을 예방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국가별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도 일조하고 있다. 현재 공급 중인 9종의 백신을 미국 공공시장에 조달시 1300달러(약 174만원)가 소요되는데 GAVI는 24달러(약 3만2000원)에 조달·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GAVI 역할에 한국이 미치는 영향력은 특별하다. 한국은 5년 주기로 수행되는 GAVI의 최근 프로그램(2021~2025년)에 총 3억1000만달러(약 4140억원)를 공여했다. 지난 2010년 아시아 최초의 공여국으로 합류한 뒤 올해 기준 14위 공여국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또 과거 수혜를 받던 국가에서 공여국으로 성공적 전환을 이룬 모범사례로 꼽힌다.
정부 뿐만 아니라 백신 개발과 생산의 중심축 역할도 수행 중이다. GAVI에 백신을 공급한 국내사는 유바이오로직스, LG화학,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독점 공급하고 있고, LG화학은 5가 혼합백신과 소아마비백신의 25%를 공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난 2021년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병입 생산 방식으로 9000만도즈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
사니아 대표는 "지난해 기준 GAVI가 조달한 백신의 11%를 한국 기업들이 생산했다"며 "특히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100% 공급하는 유바이오로직스의 경우 GAVI에게 너무 중요한 기업이며, 경험과 공여 측면에서 한국과 같은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GAVI는 오는 2026년 시작될 신규 5개년 프로그램 준비에 나선 상태다. 기존 영향력에 비해 두배 더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키운다는 방침으로 2026년부터 5년간 5억명 이상에 예방 접종을 공급, 800만명 이상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말라리아와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 등 신규 백신을 도입하고, 백신 제조 역량을 보유한 파트너들과의 협업 관계를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에 앞선 6월 찾은 프랑스에선 마크롱 대통령 주재 행사에서 향후 5년간 필요한 재원으로 90억달러(약 12조원)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이해관계자들도 함께해 국제 보건안보를 위한 GAVI와 한국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사에는 권덕철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백경란 전 질병관리청장 △박수현 게이츠재단 한국 총괄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손명세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 이사장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 △이효근 SD바이오센서 대표 등이 참석했다.
권덕철 전 장관(JBNU 지역발전연구원장)은 "한국이 아시아 최초의 GAVI 공여 국가 등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양자 중심 기구에 집중하다 보니 GAVI와 같은 다자보건기금에 대한 기여도는 OECD 동료 국가들과 비교하면 뒤쳐져 있다"며 "국내사들이 참여해 국익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국제 백신 공급에 중요한 GAVI와 같은 다자기구에 힘을 실을 수 있도록 시민사회와 전문가, 정부가 같이 큰 역할을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회사는 설립 첫해 국제백신연구소로부터 경구용 콜레라 백신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에 성공한 뒤 올 상반기까지 누적 1억5000만도즈 이상을 공급해 왔다"며 "현재 게이츠·라이트재단과 수막구균, 장티푸스 백신을 개발 중으로 해외 기업과 경쟁 중이지만 이 같은 경쟁 상황 역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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