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없이 직원만 자르는 영풍…사망사고·대표 구속에도 오너 잇속만

양호연 2024. 9. 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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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구속 등 경영 혼란을 겪는 영풍이 실적 악화 책임을 임직원과 협력업체에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그간 석포제련소에서는 영풍 장씨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빠지고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왔다"며 "갈수록 경영 실적이 악화하고 사고가 빈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다시 월급쟁이 사장을 앉힐 것이 아니라 오너가 직접 나서 대대적인 투자 등 근본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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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구속 등 경영 혼란·가동률↓'내홍'
"4조 자산분, 고려아연 지분 확대 몰두"
경북 봉화군의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영풍 홈페이지 갈무리

대표 구속 등 경영 혼란을 겪는 영풍이 실적 악화 책임을 임직원과 협력업체에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아가 조 단위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자금동원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경영 정상화에 투입하는 대신 오너인 장씨 일가의 지분 확대에 몰두하는 등 오너가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 석포제련소는 최근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1공장을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하청업체와 협력업체 직원들을 해고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들을 대신해 영풍 본사 직원들을 전환 배치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물론 지역 시민단체들도 높아진 업무 강도와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경북지역 시민단체 '영풍석포제련소 주변환경오염 및 주민건강공동대책위' 관계자는 "하청업체와 협력업체 직원을 먼저 정리한 뒤 석포제련소 소속 직원들의 부담을 높여 10~20% 정도의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있다"며 "직원들의 동요가 커지며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까지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풍은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석포제련소를 운영 중이다. 최근 환경오염 문제와 사망 사고 등으로 공장 가동률이 지속 낮아진 데다가 실적도 악화한 상태다. 또 잇단 사망 사고로 대표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경영 혼란까지 더해졌다. 아울러 일각에선 최근 동업자 고려아연과의 결별로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석포제련소는 2022년 이후 환경청과 고용노동부 등 관계 당국으로부터 35건의 제재를 받았다. 석포제련소 가동률은 2022년 81.3%에서 지난해 80%로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 58.4%로 하락했다.

실적도 2분기 기준 매출 75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0.4%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적자에서 올 2분기 흑자 전환했으나 이익 규모는 8338만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일각에선 영풍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동원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책임 경영 대신 오너 일가의 배를 불리는 데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영풍이 보유한 부동산과 보유 주식 등을 기준으로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은 약 4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최근 영풍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와 에이치씨, 테라닉스, 씨케이는 물론 장씨 일가 등은 최근 몇 년간 운영 중인 회사를 활용해 고려아연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반면 영풍 직원 수는 지난해 말 706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664명으로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박영민·배상윤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으로 구속된 데 따른 입장문에도 오너의 책임 언급은 전혀 없었다"며 "매번 추상적인 계획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예산과 사용처 등을 밝히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그간 석포제련소에서는 영풍 장씨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빠지고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왔다"며 "갈수록 경영 실적이 악화하고 사고가 빈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다시 월급쟁이 사장을 앉힐 것이 아니라 오너가 직접 나서 대대적인 투자 등 근본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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