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반등 시작했다…ESMO서 역량 뽐낼 K-바이오 누구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번의 이벤트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달 스페인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이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데이터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ESMO 2024가 K-바이오의 기술 역량을 입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13~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ESMO 2024에서 유한양행과 HLB, 루닛, 티움바이오, 유틸렉스 등 국내 기업의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글로벌 금리인하 기대감 등 영향으로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했다. 주요 바이오 벤처의 잇따른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와 셀트리온의 바이오 신약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시장 직판(직판) 본격화,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렉라자)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 등도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을 거들었다. 올해 한국거래소 KRX 헬스케어 지수와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는 각각 약 19%, 약 37% 상승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 및 바이오 기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더해 신규 모멘텀(성장동력)으로 새로운 국면에 진입 중"이라며 "최근 대형 로열티(기술사용료)가 기대되는 국산 신약(유한양행-오스코텍의 레이저티닙)이 FDA 승인을 완료했고 알테오젠이 임상 3상 종료 예정이라 국내 기술수출 모델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상향됐다"고 진단했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제약 및 바이오 업계의 주요 학술대회인 ESMO 2024도 국내 바이오 업종에 대한 주목도를 높일 만한 이벤트로 꼽힌다. 특히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여러 임상 데이터가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라 또 한 번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미국 FDA 승인으로 주식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이달 주가가 역대 최고가인 14만98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내 대표 의료 AI(인공지능) 기업으로 꼽히는 루닛은 ESMO 2024에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초록을 발표한다. 발표 내용은 'AI 기반 면역표현형 분류를 통한 진행성 위암 환자 대상 옵디보 및 항암화학 병용요법 치료 반응 예측에 관한 연구 결과'다. 4년 연속 ESMO에 참여하는 루닛은 올해 행사에서 AI 바이오마커 기술의 신뢰성과 임상적 유효성을 재입증하고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는 발판으로 삼겠단 전략이다.
티움바이오는 ESMO 2024에서 경구용(먹는) 면역항암제 'TU2218'의 키트루다 병용투여 임상 1b상 추가 성과를 발표한다. 이번에 공개하는 연구 결과엔 TU2218과 키트루다 병용투여 때 안전성 데이터뿐 아니라 진행성 고형암 환자에 대한 항암 반응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TU2218의 안전성과 항암 효과를 입증할 계획이다.
또 HLB와 에이비온, 유틸렉스 등이 ESMO 2024에서 주요 연구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HLB는 미국에서 신약 허가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과 관련한 여러 연구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라 국내외 투자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레벨업 되고 있다"며 "소수 기업의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는 게 아니라 다수 기업이 성과를 나타내는 구간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또 "최근의 바이오 업종 지수 상승은 일시적이 아니라 내년까지 지속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수 국내 제약 및 바이오 기업의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가 지속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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