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이라는데 여전히 가난”…체감경기 부진한 이유는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024. 9. 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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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체감 경기의 부진은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팬데믹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해 이것이 체감경기 부진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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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구조적 요인 영향…수출이 고용·소득에 미치는 영향 약화”
생활물가 여전히 높아…자산 불평등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체감 경기의 부진은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이종웅 차장과 김윤재 조사역은 5일 블로그에 '경제 지표의 그늘, 체감되지 않는 숫자'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한은은 체감 경기 부진에는 경기적 원인 외에도 구조적 요인의 영향도 있는 만큼 체감 경기는 점진적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구조적 요인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 정보기술(IT) 기기 등 자본 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수출업종이 재편되면서 수출이 고용 및 가계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한 점이 꼽혔다. 한은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분야의 해외직접투자 증가도 국내 설비투자 필요성을 약화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최근의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를 제약한 것은 체감 경기를 부진하게 하는 경기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 물가가 지표 물가보다 더 높은 수준임을 시사한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특히 높은 생활물가는 의식주 소비의 비중이 높은 저소득가구,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 인상이 자영업자와 30~40대 가구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 점도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 괴리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후 높은 가계부채에 고금리가 더해지면서 30~40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0~40대 가구가 느끼는 체감 경기는 다른 연령대보다 더 위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자산 불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체감 경기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팬데믹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해 이것이 체감경기 부진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 불평등 정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으나,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는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단기적인 경기 대응책뿐 아니라 수출·내수 산업의 균형발전, 유통구조 효율화를 통한 물가수준 안정,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등과 같은 구조개혁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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