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맞댄 김영환·이범석 "협조하자" 갈등 봉합 나섰지만…

전창해 2024. 9. 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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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복지정책 등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공개 만남을 통해 "갈등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비공개 면담에 앞서 이 시장은 취재진에 "(김 지사와)갈등이 있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정책 현안에 대해 의견이 좀 다른 부분이 있었던 것"이라며 "단체장 간, 실무자 간 협의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고, 원만히 잘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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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주도 복지정책에 11개 시군 중 청주만 불참, 사사건건 대립 후 첫 회동
현안 언급 피한 채 '갈등 없다' 되풀이…"언제 터질지 모를 휴화산"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현금성 복지정책 등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공개 만남을 통해 "갈등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견해차가 컸던 사업들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실제로 현안 해결에 한목소리를 낼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악수 나누는 김영환·이범석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최근 현금성 복지정책 등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5일 청주의 한 식당에서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김영환 충북지사, 서승우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 이범석 청주시장. 2024.9.5 jeonch@yna.co.kr

두 단체장은 5일 청주의 한 중식당에서 서승우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 이양섭 충북도의장, 김현기 청주시의장이 동석한 가운데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는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두 단체장이 공통 현안을 두고 갈등 양상을 보이자 서 위원장이 중재자로 나서면서 성사됐다.

앞서 충북도의 주도로 결혼 비용 대출이자 지원, 임신·출산 가정 대출이자 지원, 초(超) 다자녀가정 지원 등 저출생 대응 신규사업이 추진됐다.

그런데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이들 사업에 도내 11개 시·군 중 청주시만 유일하게 빠졌다. 재정 부담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이 시장은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런 현금성 복지정책을 대놓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충북도가 추진하는 출산육아수당과 임산부 산후조리비 지원 정책을 두고 청주시가 불참했다가 여론에 밀려 뒤늦게 참여한 전례도 있었던터라 외부에선 김 지사와 이 시장 간 갈등이 표면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청주 성안길 인근 지하상가 활용 방안을 놓고도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아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연출했다.

여기에 청주시 신청사 부지에 있는 청주병원의 이전 문제가 충북도의 의료법인 허가 취소에 따른 법정싸움으로 비화하면서 신청사 건립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 빚어지자 두 단체장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을 띠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 단체장의 회동이 성사되자 세간의 관심은 갈등 봉합 여부에 모아졌다.

김영환 충북지사·이범석 청주시장 회동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최근 현금성 복지정책 등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5일 청주의 한 식당에서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이양섭 충북도의장, 김영환 충북지사, 서승우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 이범석 청주시장, 김현기 청주시의장. 2024.9.5 jeonch@yna.co.kr

그러나 기대와 달리 회동은 구체적인 결과 없이 협력관계를 이어가자는 원론적 입장만 확인하는 선에서 끝났다.

비공개 면담에 앞서 이 시장은 취재진에 "(김 지사와)갈등이 있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정책 현안에 대해 의견이 좀 다른 부분이 있었던 것"이라며 "단체장 간, 실무자 간 협의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고, 원만히 잘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 역시 "청주시와 충북도는 갈등이 없다. 또 갈등이 있어서도 안 된다"며 "다만 정책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이는 소통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면 된다"며 이 시장과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메가시티 구축 등 급격한 변화를 앞둔 상황에서 충북도와 청주시는 개혁의 동반자로서 더 힘을 합쳐 지혜를 짜내야 한다"며 "청주시와 시민이 겪는 어려움을 경청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비공개 면담에서도 그간 견해차를 보였던 사업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위원장은 회동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저출생 대응 사업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청주시의 도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서로 협의하고 돕자는데 참석자 모두 공감하고, 오늘 같은 자리를 자주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충북 정가의 한 관계자는 "건건이 대립하던 두 사람이 만났으면 해당 사안을 가지고 가부간 타결을 봐야 하는데, 그런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며 "겉으로만 손을 잡았을 뿐 언제 터질지 모를 휴화산"이라고 평가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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