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정이 장난인가"... 野 '계엄' 주장에 신원식 "국군 모독 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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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된 '계엄 준비설'에 대해 "국군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신 안보실장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국방부 장관 자격으로 출석해 '계엄령 준비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지난 정부에서 계엄 문건을 갖고 논란을 일으켰는데 단 1명도 기소하지 못했고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도 무혐의를 받은 반면 1,400명에 이르는 방첩사령부 요원만 축소됐다"며 "다시 방첩 기능을 보완해야 할 시점에 계엄 관련한 선동이 나오는 걸 두고 우리 장병들은 트라우마가 재발하면서 '저의가 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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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재원 "계엄 토론 못 하면 '아닥'"
野 김병주 "계엄령 준비 제보 들어와"
與 "나치식 선동" 野 "심각한 모독"
여야 계엄 공방에 예결위 한때 정회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된 '계엄 준비설'에 대해 "국군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신 안보실장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국방부 장관 자격으로 출석해 '계엄령 준비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지난 정부에서 계엄 문건을 갖고 논란을 일으켰는데 단 1명도 기소하지 못했고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도 무혐의를 받은 반면 1,400명에 이르는 방첩사령부 요원만 축소됐다"며 "다시 방첩 기능을 보완해야 할 시점에 계엄 관련한 선동이 나오는 걸 두고 우리 장병들은 트라우마가 재발하면서 '저의가 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안보실장은 '내부적으로 계엄을 검토한 적이 있나'라는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해서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지난 2일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후임자(김용현 후보자)가 '지금 상황에서 계엄이 있을 수 있나. 국민의 동의하겠나. 군이 따르겠나. 나도 안 따르겠다'고 했는데, 저도 똑같은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계엄' 공세에 역공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정성호 의원님은 '정치인이 이 정도 얘기도 못 하냐'고 했는데, 국정이 장난인가"라며 "(계엄령 준비설은) 민주당이 밑도 끝도 없이 내뱉은 말"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계엄을 두고 토론을 하자고 하니 제가 나서겠다"며 "묵묵부답하거나 사실상 거부하면 나라 어지럽힌 죄를 반성하고 '아닥'(입을 다물라는 속어)하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계속 군불을 때고 있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계엄 준비와 관련한 제보는 들어온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확인 과정도 필요하고 내용을 밝히면 제보했던 사람이 다친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러 계엄을 논의한 정황이 있다"는 박선원 의원 주장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회동이) 대단히 불순한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與 "괴담 정치, 나치식 선전선동" 野 "심각한 모독" 예결위 충돌
한편 이날 예결위는 여야의 계엄 공방으로 충돌하며 한때 정회됐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야권의 계엄 준비설을 나치의 선전선동이라고 빗댄 발언이 문제가 됐다. 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계엄시나리오는 좌파 유튜브에서 처음 언급됐고, 친야권 커뮤니티에서 보태졌다. 그러다 이재명 대표가 공식 언급하면서 재확산된 것"이라며 "자극적인 발언으로 먹고 사는 유튜버도 아니고, 야당 대표가 괴담 정치의 중심이 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독일 나치 선전·선동의 대가 괴벨스 발언 중에 '거짓말도 매일 하면 진실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 야권도 여기서 배워오지 않았느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심각한 모독"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허영 의원은 "야당으로서 대처를 주문한 것을 두고 나치와 동일하다고 하는 것은 모독 행위다. 엄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발언에 대해 삭제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진 의원도 "나치는 척결과 타도의 대상이다. 공식 석상에서 민주당을 이렇게 폄훼한다면 어떻게 더 회의를 진행하겠나"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공방이 가열되자 민주당 소속 박정 예결위원장은 회의를 잠시 멈춘 뒤 다시 시작하면서 "엄 의원은 야권의 괴담 정치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지만, 엄 의원 역시 과격한 발언으로 국회를 대결의 장으로 삼은 셈"이라며 엄 의원이 스스로 발언 삭제를 요청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엄 의원은 "발언이 듣기 거북했다면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22대 국회에서 야당이 계엄까지 얘기하는 것을 보고 어디서 연유됐나 들여다보니 나치 정권에서 배워온 것 아닌가 해서 드린 말씀이다. 저 혼자만이 아니고 많은 국민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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