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여기어때, 모텔 6300곳에 중개 수수료 10% 깎아준다

권순완 기자 2024. 9. 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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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플랫폼 자율 규제안’ 발표
플랫폼이 협상으로 수수료 내린 첫 사례
업계 일각 “10% 인하는 너무 작다”
서울시내 한 모텔촌 모습./뉴시스

대표적인 국내 숙박 중개 플랫폼인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앞으로 최장 1년 반 동안 영세한 모텔업자들로부터 받는 중개 수수료를 현행보다 10% 내리기로 했다. 플랫폼사들이 입점 숙박업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업계 대 업계’ 협상을 통해 자율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국내 플랫폼 업체가 자율 협상 방식으로 수수료를 내린 것은 숙박·배달·이커머스 등 전체 분야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수수료 인하 폭이 너무 작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세 숙박 업소들의 경영난을 해소하려면, 적어도 수수료를 20~30% 이상 깎아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숙박 플랫폼 자율 규제 방안’을 공개했다. 이는 작년 9월부터 1년 동안 숙박 플랫폼 업계가 숙박 업계 및 공정위 등 정부 측과 머리를 맞대고 상생 방안을 논의한 결과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국내 중저가 숙박업(모텔) 중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야놀자는 자신의 플랫폼에서 이뤄진 중개 판매액이 하위 40%인 모텔 3500여곳에 대해 앞으로 1년 6개월 간 중개수수료를 현 10%에서 9%로 1%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예를 들어 1박에 10만원 짜리 모텔 방이 팔릴 경우 원래 플랫폼이 가져가던 수수료는 1만원 정도였는데, 이를 9000원으로 내리겠다는 것이다. 모텔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10% 줄어든다. 여기어때도 판매액이 하위 40%인 모텔 2800여곳에 대해 향후 1년 간 수수료를 똑같이 1%포인트(10%→9%) 낮추기로 했다.

‘판매액 하위 40%’가 수수료 혜택 기준이 된 것은, 영세한 중·저가 모텔을 우선 지원하기 위해서다. 숙박업계는 코로나 사태 때 큰 타격을 받았고, 최근엔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특히 자본력이 약한 중소형 모텔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모텔 외에 호텔·리조트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숙박 업체는 이번 혜택 대상에서 빠진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상생 문화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수수료 혜택 외에도, 야놀자는 입점 업체들이 ‘아고다’ ‘트립닷컴’ 등 야놀자와 제휴를 맺은 해외 플랫폼에 숙박 상품을 올려놓을 수 있는 서비스를 1년 더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유료로 전환할 계획을 미룬 것이다. 이번 방안에는 숙박 플랫폼이 입점 업체와 계약할 때 ‘입점 기간’과 ‘계약 해지 사유’ 등을 반드시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는 점도 담겼다. 입점 업체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수수료 인하 폭이 너무 작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세 업자들의 자금 사정을 돕겠다는 취지라면, 10% 인하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플랫폼 업계가 스스로 수수료를 내리는 ‘전례’를 만들었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며 “수수료 인하율은 이번 방안의 상생 효과를 지켜본 뒤 추가 협상 등을 통해 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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