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1명이 아닌 척했다는데…'샤이 트럼프' 이번엔 얼마나?
[편집자주]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경제, 정치 등 여러 방면에 영향을 미칠 미국 대통령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소 복잡해 이해하기 어려운 미국 대선 방식을 들여다보고, 선거 결과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본다.
트럼프를 지지하면서도 입을 다무는 '샤이 트럼프'(Shy Trump)가 올해 대선에서도 복병이 될까. 전문가들은 이번만큼은 샤이 트럼프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 2016년 대선 이후 8년이나 흘러 트럼프가 '기성 정치인'이 된 만큼 숨겨진 지지자 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23~25일 등록 유권자 78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비가중 오차 한계 ±1%)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를 48% 대 44%로 4%포인트(P) 앞선다. 4년 전 같은 시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49% 대 41%로 8%P 앞섰다. 이같은 지지율을 단순 비교하면 해리스는 4년 전 바이든 후보보다 지지율이 1%P 뒤처져 있다.
그러나 모닝컨설트가 주목한 부분은 트럼프 지지율의 증가폭이다. 트럼프의 2020년 8월말 지지율은 41%였으나 현재는 44%로 3%P 높다. 이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4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샤이 트럼프 비율이 낮아진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후자라면 여론조사의 정확도가 전보다 확연히 높아지게 된다.
2016년 미 대선에서는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았던 샤이 트럼프가 상당수였다. 이들은 애초에 여론조사의 타깃이 돼본 적도 없는 장기적인 정치 무관여층이었다.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끈 덕에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백악관에 입성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줄곧 힐러리보다 지지율이 낮았다.
트럼프가 인종차별적 발언과 소수자에 대한 막말을 내뱉다 보니 트럼프를 지지하는 주류 백인들이 사회적 시선을 인식해 정치 성향을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정치학자들은 봤다. 이렇게 '무응답층'으로 숨어있던 트럼프 지지자의 비율이 각 주에서 5~10% 정도 됐고 이들의 표는 선거 당일에야 드러나 경합주에서 트럼프를 승리로 이끌었다.
2020년 대선에서도 샤이 트럼프가 상당수 주에서 결집하면서 선거 막판 존재를 과시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에 8%P나 뒤처진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실제로는 4%P만 밀렸다.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 간 4%포인트의 차이가 샤이 트럼프의 영역으로 추정된다. 이는 해리스와 트럼프의 현재 지지율 차이 4%포인트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가 2020년처럼 트럼프의 득표율을 높여준다면 실제로는 트럼프가 해리스와 전국적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고 주요 경합주에서는 오히려 앞서고 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여론조사 기관들이 과거 2차례 대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선 샤이 트럼프 집단을 면밀히 포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대다수 조사기관들은 설문 샘플에 '2020년 어느 당의 누구를 뽑았는지' 체크하게 하고 이를 감안해 가중치를 두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의 인기가 그의 재임 시절이나 4년 전보다 높아 지지 사실을 굳이 숨길 이유도 없다.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와 지난 7월 유세현장 총격 사건 등을 거치며 기세가 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대놓고 지지할 정도로 '대중적' 정치인이 됐다.
카메론 이슬리 모닝컨설트 수석 미국 정치 분석가는 "이 모든 것들이 더 이상 수줍은 트럼프 유권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과거 대선보다 정확해졌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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