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의혹’ 민주당은 발 빼는데···국민의힘이 역공 이어가는 이유는?
엄태영 “나치 선동 방식”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5일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정부 계엄령 준비 의혹에 대해 “아무런 근거 없이 밑도 끝도 없이 내뱉은 말”이라며 “국정이 장난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여야 대표 회담에서 꺼낸 계엄 의혹에 대한 반격을 나흘째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계엄 의혹을 언급하지 않는 등 서서히 발을 빼는 분위기인데도 국민의힘은 비판을 이어간 것이다. 민주당이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고 보고, 민주당의 정략적인 면을 부각하기 좋은 소재라고 판단해 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얘기를 보면 아무런 근거 없이 밑도 끝도 없이 내뱉은 말이란 걸 알 수 있다”며 “정성호 의원은 정치인이 이 정도 얘기도 못하냐고 했는데, 장난도 못치냐 이 정도의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국정이 장난이냐”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또 “김민석 의원은 한 대표는 계엄 정보 같은 중요한 정보를 알지 못할 거라 했다”며 “제가 모르고 김 의원이 아는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말했다.
장동혁 수석최고위원도 회의에서 “계엄에 대해서도 이제 민주당은 근거를 대라고 하니 경고 차원이라고 한다”며 “경고 차원이라면 이 대표 1심이 선고되면 무슨 소요 사태라도 일으키겠다는 경고로 들린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계엄 의혹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한 것을 언급하며 “제가 즉시 토론에 나설 테니 김민석 최고위원은 답하시기 바란다”고 “만약에 묵묵부답하거나 사실상 거부할 경우에는 그동안의 나라를 어지럽힌 죄를 스스로 반성하시고 입을 닫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요한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악독한 이탈리아 무솔리니가 ‘작은 거짓말을 하면 국민 몇 명이 믿지 않는데 큰 거짓말을 하면 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민주당의 무슨 계엄선포라는 것은 너무나 적절하지 않고 너무나 개탄스러운 것”이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을 가지고 이슈화하는 것은 무솔리니 같다”고 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야권의 선전·선동이 나치의 방식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엄 의원은 “거슬러 올라가 보니 ‘윤석열 정부의 계엄 시나리오’는 좌파 유튜브에서 처음 언급됐고, 이후 친야권 커뮤니티에서 가짜뉴스가 보태졌다”며 “그러다 이 대표가 공식 언급하면서 재확산된 것”이라고 했다.
엄 의원은 이어 “자극적인 발언으로 먹고사는 유튜버도 아니고, 원내 제1당인 야당 대표가 괴담 정치의 중심이 된 것”이라며 “독일 나치 선전·선동의 대가 괴벨스 발언 중에 ‘거짓말도 매일 하면 진실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 야권도 여기서 배워오지 않았느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허영 의원은 “야당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나치는 척결과 타도의 대상인데 공식 석상에서 민주당을 이렇게 폄훼한다면 어떻게 더 회의를 진행하겠나”라고 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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