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론 ‘트럼프 대선 패배’ 바라는 공화당 의원들이 있다고?

김원철 기자 2024. 9. 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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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미국의 보수 논객 에릭 에릭슨이 자신의 엑스 계정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11월 선거에서) 상원을 장악할 거야. 상원과 (보수 우위) 대법원을 합치면 해리스 부통령을 막을 수 있고, 더 많은 지원군을 얻어서 2028년에 백악관을 다시 차지하기 위해 싸울 수 있어. (반대로) 트럼프가 당선되면 적어도 한 세대 동안 생명 존중 운동과 자유 시장이 후퇴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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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4일,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의 뉴 홀랜드 아레나에서 폭스 뉴스 방송인 션 해니티가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인을 마친 후 청중에게 펜을 던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며칠 전 미국의 보수 논객 에릭 에릭슨이 자신의 엑스 계정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11월 선거에서) 상원을 장악할 거야. 상원과 (보수 우위) 대법원을 합치면 해리스 부통령을 막을 수 있고, 더 많은 지원군을 얻어서 2028년에 백악관을 다시 차지하기 위해 싸울 수 있어. (반대로) 트럼프가 당선되면 적어도 한 세대 동안 생명 존중 운동과 자유 시장이 후퇴할 거야.’

그는 이런 대화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제이디(J.D.)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서 공화당 내 경제 분파에 타격을 줬고, 플로리다와 체외수정(IVF)에 대한 발언으로 생명 존중 운동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입혔다. 국가 안보를 중시하는 이들의 신뢰도 잃은 상태다. 동시에 3가지 지지 기반을 잃어가고 있다”며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폴리티코는 4일(현지시각) “(공화당내) ‘트럼프 결사 반대파’들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 오랫동안 공화당을 지지해온 이들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며 공화당 내 자리잡고 있는 ‘대선 패배 환영’ 흐름을 조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두번째 임기 동안 공화당이 ‘너무 멀리’ 가게 될 것을 걱정하는 이들이다.

이런 기류의 대전제는 공화당의 상원 장악이다. 오는 11월 미국에선 대통령 외에도 하원(435석) 전체와 상원(100석)의 3분의 1을 새로 선출한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상원은 공화당이 다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2석만 더 가져오면 되는데, 민주당 조 맨친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고, 오하이오 또는 몬태나에서도 승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미 보수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2026년 중간선거를 ‘야당’으로 치르는 게 유리하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상원 3분의 1과 하원 전체가 이때 교체되는데, 오는 11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2026년 기준 ‘6년째 민주당’인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그 해에 열리는 36개의 주지사 선거 전망도 밝아진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2028년 82살이 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번째 출마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이 점을 걱정하는 이들은 ‘차라리 이번에 그가 당선되어서 마지막 임기를 채우고 정치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패배하고, 2028년 4번째 출마도 못하기 위해선 해리스가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한다.

‘트럼프 패배 환영론자’들이 바라는 시나리오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패배하더라도 공화당 내 분열은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전통적인 보수주의와 ‘미국을 위대하게(MAGA)’ 포퓰리스트 세력 간의 싸움이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해리스가 확실히 승리할수록 공화당이 트럼프 이후 당을 재건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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