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PC 계몽' 이전에 게임부터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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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신작 하이퍼 FPS '콘코드'가 출시 2주만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콘코드'의 개발진은 게임의 방향성을 '히어로 FPS'로 가져갔으면서도 "평범한 사람처럼 익숙한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예컨대 이용자들에게 호감을 줄 수 없는 캐릭터들만 게임 내에 가득했던 것이다.
캐릭터의 외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게임성만 충분하다면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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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진성 기자] 소니의 신작 하이퍼 FPS '콘코드'가 출시 2주만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개발기간은 약 8년, 개발사인 파이어워크 스튜디오의 인수 비용까지 더하면 약 3000억원의 비용이 소모됐음에도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탓이다.
서비스 종료 계획 발표 직전 '콘코드'의 스팀 일일 최다 동시 접속자 수는 132명, 출시 이래 최대 동시접속자는 697명에 그쳤다. 이는 PVP 게임의 특성상 정상적인 매칭이 불가능할 정도의 접속자 수였다.
'콘코드'의 실패 이유는 하나로 꼽자면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C)'의 강요다. 게임 전반에 포함된 PC 요소가 이용자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켰고, 게임성 또한 타 경쟁 게임들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보니, 흥행에서 참패를 겪은 것이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 PC는 뜨거운 화두다. 비단 젠더갈등을 차치하고서라도 동성애,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도 끊임없이 게임 내외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물론 PC가 무조건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양성의 확보는 사회에서 필요한 요소이며, 이를 존중하는 문화는 정착되어야 함이 맞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철학도 게임의 본질인 재미와 그에 걸맞은 완성도와 함께 서야한다. 이조차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용자들에게 강요하는 형태가 되어선 안된다는 이야기다.
'콘코드'의 개발진은 게임의 방향성을 '히어로 FPS'로 가져갔으면서도 "평범한 사람처럼 익숙한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 속 인물들은 전혀 평범하지도, 우리에게 익숙하지도 않은 모습이었다. 예컨대 이용자들에게 호감을 줄 수 없는 캐릭터들만 게임 내에 가득했던 것이다.
심지어 지금은 사라졌으나 스팀 페이지에는 성소수자를 뜻하는 'LGBTQ+'라는 태그도 포함돼 있었다. 게임 자체가 PC 요소를 강요하기 위해 존재하는 듯 했다.
낡은 게임성은 여기에 불을 질렀다. 캐릭터의 외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게임성만 충분하다면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도 있다. 경쟁작인 '에이펙스 레전드'가 그랬고, 가깝게 찾자면 넥슨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도 배불뚝이 다이버 아저씨가 주인공이지만 그들만의 매력으로 많은 글로벌 이용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콘코드'는 그렇지 못했다. 십여년 전 게임을 연상 시키는 색감과 그래픽, '평범함'을 강조하기 위해 배제한 궁극기 등 경쟁작 대비 이렇다할 강점조차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개발사의 억지스러운 PC 요소만 강요된 점이 문제가 됐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레 철학을 녹여낸다면 이는 존중 받을 수 있다.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줬던 '터미네이터2'의 사라 코너,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가 그랬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툼레이더'는 단단한 게임성 위에 여전사 라라 크로프트의 강인함을 보여주면서 게임은 물론 영화화까지 성공했다. 지금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장애 등 여러 다양성을 포용한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또한 존중받을 만하다.
게임이라는 문화 콘텐츠로 이용자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다면 억지스러운 강요가 돼서는 안된다. 가장 기본인 게임의 완성도가 기반이 돼야하며, 이용자들의 선택과 자유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콘코드'는 그 무엇도 해갈하지 못했고, 갈증을 느낄 새도 없이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정진성 기자(js421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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