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석상 데뷔한 LS 3세 구본규 "LS전선, 매출 10조·반드시 상장"
LS 총수가 3세 구본규 LS전선 대표가 "(회사를)제대로 끌고 갈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대표로 일한 이후의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LS전선을 2030년 매출 10조 기업으로 키워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 대표가 2022년 1월 LS전선 대표를 맡으며 경영 일선에 나선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등 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밸류업 데이' 행사를 열고 해저 케이블과 IDC(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 등 LS전선의 미래 먹거리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구 대표 외에도 LS전선의 주요 경영진과 LS에코에너지, LS마린솔루션, LS머트리얼즈 등 주요 자회사 대표들이 참석해 핵심 사업의 경쟁력과 성장 전략을 밝혔다.
구 대표는 향후 LS전선의 사업 양대 축을 전력과 통신으로 꼽았다. 인공지능(AI)열풍으로 전력 소비 역시 늘어나면서 LS그룹도 초전도 케이블 시스템과 버스덕트, UC(울트라 커패시티) 등으로 데이터센터 수요 대응에 나섰다. 또 LS는 메타나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통신 트래픽 수요 급증에 대비해 2025년까지 350조원 가량의 투자를 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30년까지 글로벌 해저 통신망 시장 성장률이 167%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구 대표는 에너지 전기화(electrification)라는 메가트렌드가 15년 이상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시대에 따른 사업 운을 맞았으니, 이를 잘 잡아 끌고가야 한다는 얘기다.
LS전선만의 강점으론 턴키(turnkey, 일괄 공급)를 꼽았다. LS전선의 케이블 공급능력과 LS마린솔루션의 시공 능력을 더해 유지보수까지의 모든 과정을 한번에 제공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두 회사간 유기적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구 대표는 오는 10월부터 LS마린솔루션의 대표도 겸직한다. 구 대표는 "실질적으로 두 회사를 다른 회사라 볼 수 없고, 턴키 관점에서 결합이 매우 중요해 한 회사처럼 운영하려고 대표회사를 겸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력과 통신을 주축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내수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거듭 밝혔다. 구 대표는 "지리적 부분에서 완전히 글로벌라이제이션하겠다"며 "제 2의 내수시장으로 미국을 확실히 잡고, 베트남과 영국을 필두로 한 유럽까지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평적, 수직적 확장 모두 해 2030년 매출 목표 10조원 가능하게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LS전선은 최근 미국 공장 건설을 확정했고, 영국과 베트남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검토 중이다. 미국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2030년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해 미국 최대의 해저 케이블 공급 업체로의 도약을 계획 중이다.
LS전선의 IPO(기업공개)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답을 내놨다. 구 대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상장은 반드시 생각하고 있다"며 "아주 먼 미래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선업의 특성 상 투자부터 성과가 극대화하기까지 수 년의 시간이 걸리는만큼, 현재는 영업실적 향상과 재무구조 개선에 힘쓴 다음 향후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회사의 성장성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 IPO를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구 대표는 최근 자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자회사의 주식이 저평가 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고 주식을 매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전선과 기술 유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지금으로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우리가 갖고 있는 지적 재산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방의 핵심은 대한전선이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설계도면을 훔쳤는지의 여부다. LS전선은 기술 유출이 사실이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서겠다고 했고, 대한전선은 무혐의로 결론이 나면 민·형사상 조치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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