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윤 ‘임명 강행’ 수순

기민도 기자 2024. 9. 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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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운영위는 이날 오전 10시45분 전체회의를 열어 안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운영위원장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여분 전 회의를 취소했다.

이날 회의가 취소되기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원내 지도부 안에선 부적격 의견을 붙여 안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려는 기류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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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자체가 안 돼…‘부적격’ 채택도 어불성설”
국회 동의 없어도 대통령이 임명 가능…6일 전망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애초 민주당 일부 원내 지도부는 안 후보자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이를 채택하려 했으나, 당 내부의 강한 반대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위는 이날 오전 10시45분 전체회의를 열어 안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운영위원장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여분 전 회의를 취소했다. 보고서 채택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보고서를 채택하는 것보다 채택하지 않는 게 부적격의 더 중요한 사유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 보고서까지 완성되고 의결 절차만 남았었다. 우리의 적격 사유, 민주당의 부적격 사유 모두 병기하고, 내용 확인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간에 모두 마쳤다”며 “(회의를 취소한 건)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회의가 취소되기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원내 지도부 안에선 부적격 의견을 붙여 안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려는 기류가 강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원내 지도부와 운영위 다른 의견들의 반발이 컸다고 한다. 한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청문 보고서를 모두 채택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보고서를 채택하면 안 후보자가 그 사람들보다 낫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고 전했다. 운영위의 한 민주당 의원은 “안 후보자는 소수자 무시 발언을 하는 등 직무와 바로 연결되는 사안이 문제”라며 “장관은 몰라도 인권위원장으로는 자격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부적격으로 보고서를 채택해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시한은 지난 4일까지였다. 대통령실은 5일, 기한을 하루로 지정한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윤 대통령은 이르면 6일 안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법상 인권위원장은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안 후보자의 보고서를 채택하지 말아야 한다는 민주당 내 의견이 강했던 건, 국회가 ‘동의’할 수 없는 인사라는 기록을 남기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안 후보자는 지난 3일 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 항문암, 에이(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고,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고 자신의 책에 적은 주장이 변함 없다고 말했다. 서면 답변서에선 “소수자 입장을 존중해야 하지만,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 인사인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직에 지명된 사람이 차별금지법을 종교적으로만 생각하거나 공산 혁명에 이용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라며 “검사와 헌법재판관 출신의 법률가가 그렇게 말하면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자가 인권위원장 자리를 맡는 게 적정한가’라는 물음에는 “대통령 마음이다. 그러니까 욕먹는 것”이라고 답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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