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3주째 축소… 규제 힘받는 듯

이윤희 2024. 9. 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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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은 68주 연속 올라…오름폭은 축소
[한국부동산원 제공]

서울 아파트값이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폭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대출 규제와 그에 대한 관망세, 단기간 급등한 가격으로 인한 부담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5일 발표한 '9월 첫째 주(2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주보다 0.21% 오르며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 폭은 전주(0.26%)에 비해 축소됐다.

지난 3월 넷째 주(0.01%) 상승세로 돌아선 서울 아파트값은 이후 꾸준히 오르면서 8월 둘째 주(0.32%)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8월 셋째 주 0.28%, 넷째 주 0.26% 등으로 최근 3주 연속 상승 폭이 줄었다.

매수세도 주춤한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8월 둘째 주 104.8을 찍은 뒤 8월 셋째 주 104.4, 8월 넷째 주 104.0, 이번 주 103.2로 내렸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며, 100 이하로 떨어질수록 그 반대를 의미한다.

서울 내에서도 선호 지역만 매수세가 유지되는 수준이다. 이번 주 상승률은 성동구(0.43%), 서초구(0.41%), 광진구(0.32%), 송파구(0.31%), 강남구(0.30%), 마포구(0.30%), 용산구(0.26%) 등의 순으로 높았다.

인천(0.14%→0.13%)과 경기(0.12%→0.10%) 역시 오름폭이 다소 줄면서 수도권 전체 상승률은 지난주 0.17%에서 이번 주 0.14%로 낮아졌다. 경기 지역에서는 과천시(0.37%), 수원 영통구(0.29%), 하남시(0.29%), 안양 동안구(0.26%) 등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수도권과 달리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지방(-0.01%→-0.02%)의 경우 하락 폭이 다소 커지면서 전국 평균 상승 폭은 0.08%에서 0.06%로 축소됐다.

전세시장 역시 수도권 위주로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5% 오르며 6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 폭은 전주(0.17%)에 비해 줄어들었다. 선호 단지 중심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임차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상승거래가 이어지고 있으나, 지속적인 임대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상승 폭은 축소됐다고 부동산원은 설명했다.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성동구(0.38%)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서초구(0.24%), 영등포구(0.22%), 광진구(0.21%), 노원구(0.19%), 용산구(0.18%), 강서구(0.18%), 중랑구(0.18%)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경기(0.12%→0.09%) 지역도 전셋값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인천은 전주(0.21%)보다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0.3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매물이 부족한 서구(0.65%)의 상승 폭이 가장 컸고, 부평구(0.47%)도 부평·산곡동 위주로 큰 폭 올랐다. 지난주 하락세를 멈췄던 지방 전셋값은 이번 주에도 보합(0.00%)을 유지했다.

집값 상승 폭이 3주 연속 둔화한 것은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8.8 공곱대책'에 이은 이달 대출 관련 고강도 규제 영향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주택시장이 과열하자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3기 신도시 조기 착공,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 공급 위주의 대책을 내놓았다.

여기에 이달 1일부터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과 카카오뱅크와 삼성생명 등 제 2금융권까지 유주택자에 대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동참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 지역·단지에 대한 국지적 상승 거래는 지속적으로 포착되지만, 달라진 대출 여건 관망과 더불어 단기 급등 단지들에서는 그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매물 소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지면서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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