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먹는 비만약 안전성 보장되면 수요 무한대… K-바이오 힘 보여줄 것"
"차별화된 경험·기술 바탕 미충족 의료 수요에 대해 해법 제시하는 게 목표"
임성묵 디앤디파마텍 전무
올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비만과의 전쟁이다.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와 일라이릴리 '젭바운드'로 대표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비만치료제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이제 먹는 비만치료제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주사제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약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경구용 비만치료제 잠재 수요가 커지고 있다.
GLP-1 계열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디앤디파마텍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임성묵 전무(45·사진)는 "과거에는 펩타이드 기반의 비만치료제를 먹는 약 형태로 만들겠다고 하면 시장에서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면서 "그 때문에 그동안 경구용 GLP-1 수요에 대한 데이터가 명확하지 않았지만 향후 먹는 비만약의 안전성이 보장되면 수요는 무한하게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방사선의약과 부교수 출신 약물 전달 전문가인 이슬기 대표가 2014년 설립한 기업으로, GLP-1 계열 '펩타이드'를 중심으로 한 신약 개발 회사다. 특히 이 회사는 GLP-1 계열 경구용 비만치료제와 간질환인 MASH(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 퇴행성 뇌질환 등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은 질환을 타깃으로 신약개발에 도전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임 전무는 이슬기 대표의 부친인 이강춘 성균관대 약대 명예교수와 함께 박사과정 때부터 경구형 펩타이트를 연구해온 디앤디파마텍의 창립 멤버다. 그는 경구형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인 'ORALINK'를 개발하고 페길화(PEGylation) 플랫폼 기술도 공동 개발했다.
디앤디파마텍의 파이프라인 중 DD02S, DD03이 먹는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글로벌 기업 멧세라(Metsera)에 기술 이전돼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 파이프라인에 대해 임 전무는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가 1% 내외의 경구 흡수율을 나타내는 반면 우리 제품은 대동물 시험에서 리벨서스 대비 10배 이상 높은 경구흡수율을 보였다. 체중감소 효과도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GLP-1 계열 의약품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주사제든 경구용이든 빠르게 혈중 최고농도에 도달하도록 목표를 설정하는데, 우리는 이에 맞는 혈중 농도에 도달하기 위해 하루에 한번 먹는 약으로 설계했다"면서 "앞으로는 당연히 반감기가 더 길도록 만들어서 일주일에 한 번 먹는 약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우리도 이런 동향을 고려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전무는 "비만약을 경구용으로 만들기 어려운 이유는 '체내 흡수' 문제 때문"이라면서 "보통 생체이용률이 100%라고 하면 경구용은 위에서 펩타이드가 분해돼 결국 흡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위가 산성이기 때문에 펩타이드가 산에 닿으면 다 끊어진다"면서 "또 약물이 위에서 견뎌서 장까지 간다고 해도 트립신과 같은 소화분해 효소들이 펩타이드를 다 끊어서 작용을 못하게 되는데, 우리가 개발한 ORALINK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면 위장에서 분해되는 것을 방지해 흡수율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임 전무는 DD02S, DD03 파이프라인에 대해 미국 멧세라사의 주도하에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들여 개발한 ORALINK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기술을 인정받아 비만치료제 전문 기업인 메세라로의 기술 이전에 성공했다"면서 "멧세라는 펀딩을 시작할 때 전 세계 경구형 펩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는 200개 넘는 회사를 검토했고 그 중 디앤디파마텍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비만치료제 외에도 MASH 치료제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MASH 치료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모두 GLP-1 계열의 물질이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DD01은 장기 지속형 GLP-1 글루카곤 이중 수용체 작용제로 당뇨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을 동반한 비만·과체중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4주간의 투약만으로 지방간을 50% 이상 감소시키는 결과를 확인했다. 그는 "DD01은 임상 2상 12주차 결과가 빠르면 내년 중순쯤 유효성을 확인해 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추가 기술 이전 가능성도 보고 있다"면서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미충족 의료 수요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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