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생태계 위해선 "대기업도 지원하고 지역 인재 양성해야"

양진원 기자 2024. 9. 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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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육성 시급… 국회 차원 법제화 필요
'대한민국 AI 생태계 특징과 발전 방향 토론회'가 5일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AI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양진원 기자
글로벌 기업들의 AI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AI 생태계 발전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래 필수 산업인 AI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지역 간 인재 격차를 해소하고 기업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AI 생태계를 분석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5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장겸 의원(국민의힘·비례)이 주관한 해당 토론회에선 AI 생태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자는 내용의 여러 의견이 오갔다.


AI 하려면 천문학적인 자금 필요한데… 대기업 지원은 부족해


김장겸 의원(국민의힘·비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AI 생태계 특징과 발전 방향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김 의원은 개회사에서 "AI 기술을 한국 미래 원동력으로 보고 선도국가로 나아가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윤석열 정부는 2030 AI 글로벌 3대 강대국 도약을 위해 AI 반도체 분야에 9조4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고 했다. 그는 "AI 연구개발과 인재육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토론회가) 바람직한 AI 기술 발전 방향이 제시되고 한국이 AI 선도국가로서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향미 LG AI연구원 팀장은 "한국은 AI 선진국으로 할 만하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며 "인재 부분이 부족하고 제도랑 규제, 자금과 투자 부분이 여전히 한계"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기업이 AI 투자하고 재화를 창출하여 시장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한 환경이 필요하다"며 "R&D(연구개발) 조세특례법을 보면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관련 혜택은 많은데 대기업엔 많지 않다"고 역설했다. 그는 "AI 관련해선 규모가 몇 천억원 단위 투자 비용이 드는데 어느정도 혜택을 주면 재투자가 일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현장 인재를 골고루 양성하고 이들 간 교류의 장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AI는 어려워서 석박사가 해야 된다"며 "그래서 사내 대학을 세웠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 통과돼 교육부 인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사내 대학 지원이 열악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일반 대학은 링크 사업 등 대규모 지원이 가능한데 사내 대학은 주체가 기업인 만큼 지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AI 인재 양성 기관들에게 혜택 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달라"며 "AI 성공은 사람, 자금외 활발히 연구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데이터 보완이 규제가 심하다고 꼬집었다. 김 팀장은 "데이터를 함부로 활용하면 안 되지만 산업과 실생활에 적용할 때 데이터를 한정시키면 편향이 발생한다"며 "일정 부분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LG디스플레이나 LG화학 등 공장 기술 데이터들이 국가보안데이터로 지정, 클라우드 업로드 등이 불가능해 데이터 활용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LG AI 연구원의 초거대 언어모델 '엑사원'을 사용하는 데 제약이 많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규제 샌드박스를 허용해주면 좋지 않을까"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역 AI 인재 양성 시급… 국회 AI 기본법 통과 힘써야


전종식 경남대학교 교수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AI 생태계 특징과 발전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지역 AI 인재 양성도 시급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전종식 경남대 교수는 "청년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며 "지방 대학이 괴사되고 있다"고 봤다. 전 교수는 "중급, 고급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AI가 좋은 대학, 좋은 과를 안 나오더라도 평범한 인재들을 비범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사업 예산이 고갈되면 중단되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AI BM(사업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청년들이 ICT 지역에 필요한 교육 및 서비스와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특화 AI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현기 SK텔레콤 AI혁신센터 센터장은 AI 발전을 위해 협업이 중요하다고 봤다. 장 센터장은 "SK텔레콤은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 중인데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AI 생태계를 위해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통신 특화 거대언어모델(LMM)을 만드려고 하고 확장 모델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선 K스타트업과 협력하는 K얼라이언스를 꾸렸고 해외 거대 기업들과 비교하면 국내 특정 사업자가 혼자 하기엔 역부족인 만큼 삼성, 네이버와 함께하려는 생각도 하고 있다"며 "기업 코어에 AI가 들어가야 된다고 본다"고 했다.

오순영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 공동의장은 국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오 의장은 "AI 기본법이 21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불확실성이 산업계에선 제일 힘든 것인데 지금 실행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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