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석상 데뷔한 'LS 3세' 구본규 “2030년 LS전선 매출 10조”
취임 3년만에 첫 공식석상 등장
40조 AI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
자회사와 시너지로 현지화 가속
해저케이블 공급망 확장도 선언
"美, 제2 내수시장으로 만들 것"
구본규 LS전선 사장이 2030년까지 해저케이블 공급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을 통해 2030년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선 자회사들 간 시너지를 통해 40조 원에 육박하는 잠재시장을 공략하고, 해저케이블 사업에선 미국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까지 사업 현지화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구 사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밸류업데이 행사를 열고 “LS에코에너지와 협력해 유럽과 아시아, 미주에 공장을 구축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LS마린솔루션과는 턴키 솔루션을 완성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LS전선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6조 2000억 원이다.
LS그룹 오너가(家) 3세인 구 사장은 구자엽 LS전선 명예회장의 아들로, 2022년 1월 LS전선 대표에 오른 뒤 지난해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대표 취임 3년차를 맞은 구 사장이 공식석상에서 회사의 장기 계획을 설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는 LS에코에너지와 LS마린솔루션, LS머트리얼즈 등 주요 자회사 대표도 참석했다.
구 사장은 전선 사업의 새로운 기회로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일반 시스템처리장치(CPU) 서버에 비해 필요한 전력이 5배~10배 늘어난다.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안정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전력 케이블 집적도가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때 LS 계열사 간 시너지가 부각될 수 있다. LS전선의 초전도케이블은 기존 방식(IPB)에 비해 열 발생과 전력 손실이 덜해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잇는 프로젝트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LS머트리얼즈의 울트라 커패시터(UC)도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의 핵심 중추다. 이온배터리 대비 1000배 이상 빠른 충방전 속도를 기반으로 GPU 클러스터의 전력 부하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LS 계열사가 공략 가능한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시장 규모는 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영식 LS전선 부사장은 “전선 솔루션은 전형적인 아날로그 사업이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만큼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저케이블 사업에선 글로벌 포트폴리오 완성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LS전선은 최근 미국 공장 건설을 확정했고, 영국과 베트남에서도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공장은 2027년 완공 이후 2030년까지 누적 매출 1조 원 달성이 목표다. 해저케이블의 전체 생산 비용 중 물류비 비중이 20%에 달하는 만큼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현지화 전략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내수시장을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는 LS마린솔루션도 LS전선 미국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사업 영역을 미국까지 넓힐 계획이다.
구 사장은 “북미 지역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보조금 확보를 위해 지역사회부터 상원·하원의원 등 우리만의 현지 네트워크를 꾸준히 쌓고 있다”고 강조했다.
LS전선을 향후 주식시장에 상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구 사장은 LS전선의 상장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반드시 생각하고 있다“며 "확실히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드리고 미래 성장성을 확보한 시점에 상장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주 먼 미래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회사 주식 매입과 관련해선 "저희 자회사들의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자회사들의 미래 성장이나 전략적인 방향 등을 봤을 때 장기적인 차원에서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LS전선은 올해 들어 LS에코에너지 주식 7만 4469주, LS마린솔루션 주식 138만 4293주를 장내매수하는 등 자회사 주식을 지속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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