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황에도 내수 부진 왜?…한은이 진단한 이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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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출 등 경제지표의 개선에도 체감 경기가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경기 및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체감 경기 부진의 구조적 요인에 대해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 정보기술(IT) 기기 등 자본 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수출업종이 재편돼 수출이 고용 및 가계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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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출 등 경제지표의 개선에도 체감 경기가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경기 및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 이종웅 차장과 김윤재 조사역은 5일 블로그에 게시한 '경제 지표의 그늘, 체감되지 않는 숫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은 전반적인 경제지표의 개선에도 경기회복을 실제로 체감하기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라고 했다. 한은은 "취업자 수를 가중치로 사용한 '고용 가중 성장률'은 작년 하반기 이후 경제성장률(GDP 성장률)을 계속 밑돌았다"고 말했다.
체감 경기 부진의 구조적 요인에 대해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 정보기술(IT) 기기 등 자본 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수출업종이 재편돼 수출이 고용 및 가계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 분야의 해외 직접투자 증가도 국내 설비투자 필요성을 약화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한은은 경기적 요인에 대해선 "최근의 고물가, 고금리 기조가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를 제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대다수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 물가가 지표 물가보다 더 높은 수준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높은 생활물가 관련해 의식주 소비의 비중이 높은 저소득가구,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이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또 금리 인상이 자영업자와 30·40대 가구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 점도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 괴리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 2020년 이후 30·40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는데, 높은 가계부채에 고금리가 더해지면서 해당 연령층을 중심으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많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30·40대 가구가 느끼는 체감 경기는 다른 연령대보다 더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산 불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한 가지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지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한 점 또한 체감경기 부진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 불평등 정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으나,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는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했다.
한은은 "체감 경기 부진에는 경기적 원인 외에도 구조적 요인의 영향도 있는 만큼 체감 경기는 점진적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인 경기 대응책뿐만 아니라 수출·내수 산업의 균형 발전, 유통구조 효율화를 통한 물가수준 안정,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등과 같은 구조 개혁 정책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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