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습에 가족 대피시키고 물 구하러간 아빠…홀로 살아남았다

김가연 기자 2024. 9. 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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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거주하던 야로슬라프 바질레비치의 가족 사진. 아버지 야로슬라프를 제외한 일가족 모두가 4일(현지시각) 러시아 공습에 사망했다.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아버지를 제외한 어머니와 세 딸 등 일가족 4명이 일시에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키이우포스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르비우를 공습했다. 이번 공습으로 시내 중심가 주택 50여 채가 파괴되고, 의료시설 2곳, 학교 2곳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7명, 부상자는 64명이다.

이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CNN 등을 통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일가족을 모두 잃은 야로슬라프 바질레비치의 비극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야로슬라프는 공습이 시작된 후 아내 예브헤나(43)와 세 딸 야리나(21), 다리나(18), 에밀리아(7)를 데리고 주거용 건물의 계단으로 대피했다. 집안보다 이곳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족들을 이곳에 대피시킨 뒤, 마실 물을 챙겨오려 홀로 집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야로슬라프로서는 위험을 무릅쓴 행동이었다.

비극은 바로 다음 순간 찾아왔다. 그가 집안에 들어간 사이 이 건물에 미사일이 날아들었고, 건물이 파괴되며 계단에 있던 아내와 딸들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혼자 집안에 들어가있던 야로슬라프만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이후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등은 건물 잔해 속에서 얼굴과 손에 부상을 입은 채 비통하게 울부짖는 그의 모습 등을 보도하기도 했다. 매체는 “야로슬라프의 슬픔은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맏딸 야리나는 생전 르비우 시청에서 일했으며, 둘째 다리나는 우크라이나 가톨릭 대학교 문화 전공 2학년에 재학 중인 장학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성명을 통해 “크고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다. 이 슬픔을 설명할 단어가 없다. 무고한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해, 아버지 야로슬라프를 위해 기도하자”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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