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팅하우스 항의, 윤 방문 임박...정부, 체코 원전 봉합책?

옥기원 기자 2024. 9. 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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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체코 원전 수출의 걸림돌로 불거진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때와 같이 웨스팅하우스와 "설비 공급 등에서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달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 일정을 앞두고, 일부 부품·설비를 웨스팅하우스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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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 주장 웨스팅하우스와 “설비 공급 협력 여지”
체코 신규 원전 예정 부지인 두코바니 원전 단지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정부가 체코 원전 수출의 걸림돌로 불거진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때와 같이 웨스팅하우스와 “설비 공급 등에서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달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 일정을 앞두고, 일부 부품·설비를 웨스팅하우스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5일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보면, ‘웨스팅하우스 대응 과정 및 법적 분쟁 관련 현황 자료 등’에 대한 요청에 산업부는 “현재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지재권(지식재산권)에 대해 입장차가 있으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사례와 같이 설비 공급 등에서 협력할 여지도 있음”이라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7월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신규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내년 3월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원천기술을 가진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 침해’라며 기존 미국 지방법원에 이어 최근 체코 반독점사무소에도 법적 대응과 진정을 제기해 갈등이 불거진 상태다. 윤 대통령은 이달 중 4대그룹 총수 등과 동행해 체코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와중에 정부가 갈등을 해결할 방안으로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로부터 ‘설비를 공급받는 방안’을 언급한 것이다. 앞선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출 당시 주계약자이던 한국전력(한전)은 지식재산권 침해를 문제 삼은 웨스팅하우스과 원자로 냉각재 펌프와 터빈 등 주요 부품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합의에 도달한 바 있다. 원전 업계에선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예산 규모 186억 달러 중 20억달러 안팎의 기자재 비용이 웨스팅하우스에게 돌아갔다고 예상한다.

한국이 체코에 수출할 원전 모델인 에이피알(APR)1000의 지식재산권을 두고 한국과 웨스팅하우스의 의견은 대립한다. 웨스팅하우스는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에이알피1000의 지식재산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수원은 해당 원전의 설계 핵심 코드, 냉각재 펌프, 원전계측제어시스템 등 3대 핵심기술을 모두 국산화했기 때문에 수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권 주장에 대해 한수원과 정부 쪽은 “문제 없게 협상하겠다”고만 밝혀왔다.

국회 답변서에 대해 이날 산업부는 “양국 기업이 법적 분쟁 대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상호 윈-윈 할 여지도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이었다”며 “체코 원전의 세부 설비 공급 방안은 한수원-체코 발주처 간 최종 계약이 이뤄진 뒤 결정하는 사안으로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추가 입장을 밝혔다.

한편, 체코 반독점사무소는 웨스팅하우스가 지난달 27일 에이알피1000 지적재산권이 자사에 있다며 제기한 진정에 대해 3일(현지시각) 공식 행정절차(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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