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서 추락한 70대, 겨우 응급실 갔는데 수술할 의사 없어 사망

권기정 기자 2024. 9. 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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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공사장서 자재 운반 중 추락
1시간 10여분 만에 응급실 이송
수술할 흉부외과 전문의 없어
3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된 응급실 전용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태형 기자

지난 2일 부산 기장군의 한 공사장에서 추락한 70대 노동자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수술할 의사를 찾다가 안타깝게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8시 11분 부산 기장군의 한 축산시설 신축 공사 현장 2층에서 A씨(70대)가 자재를 운반하던 중 바닥으로 추락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10여분 만에 현장에 출동해 A씨를 응급처치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A씨가 의식은 있었지만, 거동을 할 수 없고 팔다리와 가슴 쪽에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후두부에 출혈까지 있어 응급처치했다”고 말했다.

119구급대는 해운대백병원 등 인근 응급의료센터에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결국 구급대는 현장에서 수십㎞ 떨어진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추락 신고부터 119구급대 출동, 응급처치, 병원 선정, 병원 도착까지 1시간 10여분이 지난 오전 9시 23분에 도착했다.

그러나 수술은 불가한 상황이었다. 진찰 결과 A씨는 등뼈 골절로 폐가 손상될 수 있어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병원에는 수술이 가능한 흉부외과 전문의가 없는 상태였고 수술이 가능한 곳을 알아보던 중 A씨는 사고 4시간여 만인 낮 12시 30분쯤 숨을 거뒀다.

당시 구급차에 동승했던 동료 B씨는 “구급대원들이 돌아가며 주변 병원에 전화했지만 모두 진료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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