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규 LS전선 대표 “미국을 제2 내수시장으로…상장은 먼 미래 아냐”
2022년 대표이사 선임 후 첫 공식 석상
“전력화는 15년 메가트렌드, 미래 밝아”
“IRA 전면 백지화는 어려운 것이 정설”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은 5일 “전력화는 15년 정도의 메가 트렌드로 전반적인 시장 미래가 밝다”며 “전력과 통신을 양 축으로 트렌드에 올라타 미국을 제2 내수시장으로 잡고 베트남, 유럽까지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LS전선의 상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아주 먼 미래는 아니다”고 했다. 다만 “돈을 잘 버는 모습을 투자자에게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심각하게 고민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영업실적 향상과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 힘쓰고 사업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구본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데이’에서 LS전선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한 뒤 “기존 사업의 수평적·수직적 확장을 이룩해 2030년 매출 10조원이라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자엽 LS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인 구본규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로서 공식 석상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2022년 1월 LS전선 대표이사에 올랐고 지난해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다음달에는 해저케이블 전문 자회사인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로도 취임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취임 후 그간의 소회를 묻자 “저의 능력과 상관 없이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전방시장의 메가트렌드에 올라탈 수 있어 운이 좋았다”면서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기회를 잡게 해준 임직원에 고맙다. 앞으로 잘 끌고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 겸직에 대해 “이제는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관점에서 볼 때 (두 회사의) 유기적인 결합이 중요하다”면서 “주식시장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한 회사처럼 운영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LS전선은 이날 2030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해저 케이블 사업 확대와 데이터센터(IDC) 솔루션 사업 진출을 통해 전기화 시대 글로벌 전력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LS전선의 지난해 매출은 6조2000억원 규모다.
구 대표는 특히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몇 달 전 미국 상하원 의원을 만나 LS전선의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고 네트워크를 끊임 없이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선 “많이 걱정했던 부분이지만 이미 줬던 부분(보조금 지원 등)을 행정명령으로 뺏을 수는 없고 IRA를 전면 백지화 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정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공장이 가동돼 물량이 나오는 시점은 2028년으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4년 정부이기에 그런 리스크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LS전선은 지난 7월 미국 해저사업 자회사 LS그린링크에 6억8275만달러(약 9459억원)를 투자해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LS전선은 주정부로부터 4800만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게 된다.
구 대표는 최근 자회사 주식 매집과 관련해 “자회사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면서 “자회사의 미래 성장, 전략 방향 등을 봤을 때 장기적인 차원에서 매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S전선은 최근 LS에코에너지 주식 7만4469주, LS마린솔루션 주식 138만4293만주를 각각 장내매수했다.
현재 해저 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대한전선에 대해서는 “좋은 경쟁사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고 (대한전선의 해저 사업 진출은) 업계 전반으로 볼 때도 긍정적”이라면서도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다만 “동해 해저 케이블 공장은 임직원의 피와 땀이 어려 있는 공장으로 어느 회사도 알려주지 않은 것을 우리가 반복적으로 실수하며 몸으로 때우며 갖게 된 기술”이라며 “만약 실질적으로 지적 재산에 대한 탈취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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