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이타마지사, 간토대지진 관련 '조선인·학살' 빠진 반쪽짜리 추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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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모토히로 일본 사이타마현(県)지사가 처음으로 간토대지진 희생자들에게 추도문을 보냈다.
오노 지사는 이틀 전, 메일을 통해 4일 사이타마시(市) 미누마구(区) 죠센사(寺)에서 실시된 희생자 추모회에 추도문을 보냈다.
그는 "고이케 (도쿄도) 지사가 핑계 삼는 '도 위령법요로 희생된 모든 분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논리와 오노 지사의 추도문은 똑같다"며 "지진으로 희생된 사람과 살해된 조선인을 같은 취급해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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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 대표 "이런 추도문 계속되면 결과적으로 사건 본질 은폐하는 꼴"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오노 모토히로 일본 사이타마현(県)지사가 처음으로 간토대지진 희생자들에게 추도문을 보냈다. "조선인"과 "학살"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오노 지사는 이틀 전, 메일을 통해 4일 사이타마시(市) 미누마구(区) 죠센사(寺)에서 실시된 희생자 추모회에 추도문을 보냈다.
총 56자 분량으로 "간토대지진이 발생한 지 101년을 맞이해 지진으로 희생된 모든 분께, 충심으로 애도의 뜻을 바친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학살 사건을 솔직하게 언급하지 않은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보도했다.
단출한 내용은 추모회를 주최한 시민단체의 기대를 저버렸다. 당초 시민단체는 지난해 9월 오노 지사가 학살 사건에 대해 "참을 수 없이 마음이 아프다"고 한 발언을 접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참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추도문을 요청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강대흥 씨의 마음을 새기고 미래로 살리는 모임 실행위원회'는 조선인 희생자 강대흥 씨를 기억하기 위해 설립됐다.
강 씨는 1923년 9월 1일 대지진이 나고 이틀이 지난 밤, 가타야나기촌에서 헤메다 이튿날 새벽 자경단에게 살해당했다. 사이타마현에서 억울하게 숨진 조선인은 약 200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그 중 첫 번째 희생자였다.
시민단체는 강씨가 "아무런 죄도 없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창과 칼에 찔리고 곤봉에 맞아 심각한 출혈 속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고 누리집에 기록했다.
세키하라 마사히로(71) 실행위 공동대표이자 일조협회사이타마현연대표는 "제일 중요한 조선인, 학살 표현은 없어서 전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엄하게 지적했다.
그는 "고이케 (도쿄도) 지사가 핑계 삼는 '도 위령법요로 희생된 모든 분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논리와 오노 지사의 추도문은 똑같다"며 "지진으로 희생된 사람과 살해된 조선인을 같은 취급해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노 지사의 추도문이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이 추도문이 계속 이어진다면 사건의 본질을 은폐해 버리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모회에는 160여 명이 발걸음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세운 비석에 향을 피우고, 법당에서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 정책과 강대흥 씨의 일생을 다룬 창작물을 낭독했다. 마지막에는 "두 번 다시 사람을 죽이는 우리들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강 씨의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하자"고 다짐했다.
모임에 참석한 사토 가쓰코(80) 도쿄대 명예교수는 "결혼하고 이 지역에 왔는데 한동안은 강 씨의 비극을 몰랐다. 이런 시민 단계의 모임이 역사 계승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통감했다"고 말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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