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에 ‘한국 이름’ 낙서 한가득… 필리핀, 결국 스노클링 명소 폐쇄

박선민 기자 2024. 9. 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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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스노클링 명소의 산호에 ‘KIM’(킴) ‘MIN’(민) ‘니노’ ‘SOYUN’ 등 낙서가 새겨져 있다. /인콰이어러

필리핀 당국이 ‘스노클링 명소’로 알려진 한 유명 관광지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장을 무기한 금지했다. 관광객들로 바다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면서다. 당국은 직접 산호 훼손 사례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여기에서 ‘KIM’ 등 한국 이름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다수 포착됐다.

5일(현지 시각)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보홀 팡라오섬의 에드가르도 아르카이 시장은 버진 아일랜드에 위치한 스노클링 포인트 ‘에스타카’를 임시 폐쇄하도록 명령했다. 에스타카는 필리핀의 보호구역 관리위원회가 관리하고, 팡라오섬의 환경자원부가 운영한다.

스노클링 명소로 알려진 에스타카에 임시 폐쇄 결정이 내려진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산호 등 바다 경관이 심각하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아르카이 시장은 관광객들의 낙서로 엉망이 된 산호초의 사진을 공개한 뒤 “산호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해 재생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영향을 받은 해양 생물들이 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공개된 산호초 사진을 보면, ‘KIM’(킴) ‘MIN’(민) ‘니노’ ‘SOYUN’(소윤) 등 한국인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많았다. 이외에도 ‘MOJAK’ ‘TOM’ 등의 낙서도 포착됐다.

산호가 관광객들의 낙서로 훼손됐다. /보홀아일랜드뉴스

이 낙서들은 지난 여름 휴가철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보홀 다이버 협동조합의 설립자 다닐로 메노리아스는 지난 7월 1월 처음으로 산호초에 낙서가 적혀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후 지난달 30일 다시 같은 장소에 방문했을 때, 낙서가 많아져 최소 13개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고 메노리아스는 말했다. 메노리아스는 “둘레 약 11m, 지름 3.7에 달하는 테이블 산호가 인위적인 파괴 행위로 망가졌다”고 했다.

에리코 애리스토틀 오멘타도 보홀주 주지사는 주 정부가 이번 사건 조사에 착수했으며 산호초 파괴의 책임이 있는 이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상금 5만 필리핀페소(약 118만원)를 걸고 산호 파괴 당사자들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오멘타도 주지사는 “우리는 산호초를 파괴에서 보호하고 구해야 한다”며 “산호초는 해양 생명체들을 지탱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임시 폐쇄 조치는 팡라오섬 측이 해양 생태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아르카이 시장은 “이번 명령은 지난 2일부터 발효됐으며,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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