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름만 꺼내도 “가짜뉴스”…野 고함에 묻힌 與 교섭단체 연설[이런정치]
민주당 “역대급 무능한 대통령”, “김건희 디올백이나 수사하라” 대응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담당 검사의 탄핵안 기각은) 방탄용 표적 탄핵에 대한 준엄한 경고였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아직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
“어쩌라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민생 입법 패스트트랙-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 등을 제안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 독재 먼저 해결하라”, “연설 수준이 뭐 이러냐”며 고성으로 맞받았다. 일부 의원들은 발언 없이 소리만 지르기도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추 원내대표인 대구 달성군 주민들과 초등학생, 중학생 방청객들이 연설을 지켜보고 있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방청객도 있다”고 야당 의원들에게 경고한 뒤에야 장내는 잠잠해졌지만 여야는 날 선 반응을 이어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단어가 나올 때마다 거세게 반발했다. 추 원내대표가 “이 대표 대북송금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에 대한 민주당의 보복용 탄핵이 지난주 헌재에서 만장일치로 기각됐다”고 하자 최민희 의원은 “국회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내부경선에서 처음 제기됐다는 사실을 짚자 민주당 의원들은 “가짜뉴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전현희, 김병주, 정청래 의원들과 번갈아 대화하며 자리를 지켰다. 본인을 저격한 몇몇 발언에는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법원의 영장 발부를 방해하는 법안, 판-검사의 법 적용을 통제하고 처벌하는 법안을 제출하더니, 대북송금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까지 탄핵하겠다고 한다”며 “사법부에 대한 겁박이자 삼권분립의 부정이다. 우리 헌정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입법 독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는 물론 입법청문회, 청원청문회라는 이름으로 온갖 기형적이고 위법적 청문회를 잇달아 강행했다”며 “국회의 품격은 땅에 떨어지고 정치 혐오는 극에 달했다”고 했다. 민주당 주도로 개최됐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언급한 것이다.
민주당은 “할 만 하니까 그런 것”, “누구 때문에 한 줄 아느냐”, “역대급 무능한 대통령”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추 원내대표가 “이 대표에게 요청드린다. 민주당이 방탄 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놓아달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방탄하면서 왜 그러냐”, “디올백 수사를 하라”, “김 여사 검찰수사나 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의료개혁 관련 발언에서도 여야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과 관련해 “그 목적은 필수의료를 정상화하고 지역의료를 살리자는 것”이라며 “대다수 국민들도 의료개혁과 의대증원에 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어려운 개혁과제를 추진하다 보니 아직도 진통을 겪고 있다”며 “의료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향후 5년 간 국가재정 10조 원, 건강보험 10조원의 재정도 과감히 투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공의들과 의대생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간곡하게 호소한다”며 “지금이라도 의료현장과 학교로 복귀해 달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의료서비스 발전을 위해 함께 해달라”고도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의대정원 증원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당 진영에서는 “본질을 모른다”,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이나 정확히 보고하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편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 의원들의 야유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현재 우리 국회 상황, 의원들의 행태에 대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지적을 했다”고 답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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