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연말까지 특근 꽉차"…지역 생기 넣은 '캐스퍼 일렉트릭' 요람
"전기차 캐즘·화재, 캐스퍼 영향 없어…좋은 품질 차 만들겠다"
(광주=뉴스1) 이동희 기자 = "내수용 캐스퍼 일렉트릭을 생산한 7월 15일부터 12월 말까지 특근이 다 잡혔습니다."(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본부장 김석봉 전무)
지난 3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주송정역에서 차를 타고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 지난 7월 현대자동차(005380)가 출시한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생산을 위해 수많은 근로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GGM은 2019년 광주시와 현대차가 함께 설립한 국내 최초의 지역상생형 사업장이다. 정문을 지나 본관으로 향하는 광장 중앙에 위치한 표지석에는 '상생의 일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2019년 12월 착공해 2021년 4월 준공했다. 그해 9월 캐스퍼 1호차를 양산하며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3년이 지난 지금 GGM은 도약을 앞두고 있다. 1세대 캐스퍼 내연기관차만 생산하다 지난 7월부터 전기차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김석봉 전무는 "전기차를 추가 생산하면서 물량이 늘었고 직원들이 친환경차를 생산하고 수출용 차량까지 만든다는 자긍심이 상당하다"며 "불량차가 거의 없을 정도로 품질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GGM은 위탁생산(OEM) 공장이다. 현대차가 개발한 차량을 의뢰하면 생산하는 형태다. 판매는 현대차가 담당한다. 이에 따라 공장 설비 구축 단계부터 현대차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캐스퍼 일렉트릭 생산을 위해 2019년 11월 설비 공사를 시작했고 트림과 섀시 라인 뒤쪽으로 고전압 배터리 라인, 파워 일렉트릭(PE) 라인 등을 새로 조성했다.
GGM 조립부 김성수 과장은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만든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된다"며 "배터리 조립은 다른 라인과 달리 사람 손을 거의 거치지 않고 자동화돼 있다"고 말했다.
GGM은 캐스퍼 일렉트릭을 생산하면서 생산성도 크게 향상했다. 시간당 차량 생산 대수(UPH)는 이전 18대 수준에서 현재 25.7대로 크게 늘었다. 야간에 라인을 돌리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공장 라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9월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의 UPH는 적게는 26.7대부터 많게는 56.5대까지다.
기아에서 30년 이상 근무하고 유럽 슬로바키아 법인장까지 지냈던 김 전무는 "생산 물량이 늘면서 근로자 급여도 늘고 협력사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상반기 57명에 이어 하반기 46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으로 (전기차 생산) 고용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GGM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650여명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내수뿐 아니라 수출도 앞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 유럽을 시작으로 내년 일본, 동남아 등 전 세계 50여개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일본 수출을 위해 최근 현대차 일본법인장이 직접 GGM을 방문해 수출 차량을 점검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공장에는 일본 수출을 위한 1열 우측 스티어링휠 차량(RHD)을 볼 수 있었다.
수출길에 오르면서 GGM의 연간 생산량도 늘 전망이다. GGM의 캐스퍼 일렉트릭 올해 목표 생산량은 당초 1만7400대에서 25% 증가한 2만1400대로 높여 잡았다.
김 전무는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화재 사고 등으로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느낄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캐스퍼는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이뤄진 지난달 국내서 1439대 팔리며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를 견인했다. 아이오닉5 등까지 포함해 한 달간 3676대를 판매하며 전동화 국내 판매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 전무는 "캐스퍼의 경우 큰 영향이 없다. 생산 계약 대수가 (화재 이후) 조금 줄었다가 바로 원상 복귀했다"며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며 캐스퍼는 최신 안전 기술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GGM은 캐스퍼 등 소형차뿐 아니라 다른 차급 생산도 가능하다. 공장 조성 때부터 작업 공간 간격을 6미터 수준으로 확보한 터라 언제든 그랜저 등 준대형급 생산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김 전무는 "스포티지급 이상의 차량을 생산해야 수익성도 좋다"며 "지금과 같이 상생의 약속을 잘 지키고 좋은 품질의 차를 만들다 보면 현대차가 알아서 잘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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