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평균기온과 열대야일수 모두 역대 1위…기후 변화 실감
열대야일수 평년보다 13.7일 많은 20.2일로 1위
전체 강수량 평년보다 적었으나, 장마철에 집중
올해 여름은 기후 변화의 여파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기간이었다. 전국 평균기온이 25.6도로 평년보다 1.9도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고, 열대야 일수 역시 20.2일로 역대 최고였다.
기상청은 5일 ‘2024년 여름철(6~8월)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올 여름철은 높은 기온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고 밝혔다.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평년(23.7도)보다 1.9도 높아 기상관측망을 대폭 확충한 1973년 이래 1위를 기록했다. 6월 중순 이후로는 기온이 꾸준히 평년보다 높았으며, 특히 일반적으로 비로 인해 기온이 떨어지는 장마철 기간에도 기온이 대체로 평년보다 높았다. 습하고 더운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높은 습도로 인해 밤사이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가 발생했다.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도 장기간 따뜻한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맑은 날이 많아 낮 동안 강한 햇볕으로 높은 기온이 지속됐다. 이로 인해 8월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8도 높게 나타났다.
올 여름철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4.0일로 역대 3위를 기록했으며 평년(10.6일)보다 2.3배 많았다. 열대야일수는 20.2일로 역대 1위였으며, 평년(6.5일) 대비 3.1배에 달했다. 폭염일수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로 열대야일수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의 수를 말한다.
전국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총 10곳이 올 여름철 폭염일수 역대 1위를 경신했고, 서울은 27일을 기록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폭염이 발생했다. 열대야의 경우 전국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총 36곳에서 올 여름철 열대야일수 역대 1위를 경신했고, 서울은 39일 동안 열대야가 발생했다.
여름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602.7㎜로 평년(727.3㎜) 강수량의 82.5%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비는 50%가 장마철에 내리는데, 올해는 장마철에 더욱 집중됐다. 올해 장마는 6월 19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7월 27일 전국에서 동시에 종료됐다. 올해 전체 여름철 강수량 중 78.8%(474.8㎜)가 이 기간에 내렸는데, 이는 1973년 이래 가장 큰 비율이다. 평년(356.7㎜) 강수량을 비교하면 32.5%(118.1㎜) 더 많았다.
이번 장마철 강수는 좁은 영역에서 강하게 내리는 특징을 보였다. 1시간 최다강수량이 100㎜를 넘는 사례가 9개 지점에서 관측됐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수증기와 한반도 북쪽에서 유입된 상층의 찬 공기가 정체전선상에서 충돌하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해 좁은 지역에 강하게 내리는 비가 자주 발생했다.
장마철을 제외하면 고기압권에서 맑은 날이 많아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렸다. 장마철이 종료된 이후에는 지상저기압을 유발하는 상층 강풍대(제트류)가 북쪽으로 밀려나면서, 고기압 영향권에서 국지적 지면 가열로 발생하는 대기 불안정에 의해 소나기 위주로 비가 내렸다. 지난달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했지만, 한반도 상층의 고기압성 흐름에 의해 강도가 약해져 강수량은 많지 않았다.
올해 여름철 국내 해역의 해수면온도는 23.9도로 최근 10년 평균(22.8도)보다 1.1도 높았다.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름철 서해의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 평균(21.3도)보다 2.2도 높아 다른 해역에 비해 편차가 가장 컸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장마철에는 집중호우가 내렸고, 더위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극성을 부려 국민들께서 많은 불편과 피해를 겪었다”며 “기후변화로 한국의 기후 특성마저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기상청은 이상기후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분석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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