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러시아 스파이 의심받던 돌고래 사인은 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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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 의혹을 받았던 흰돌고래(벨루가) '발디미르'가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비비시, 미국 엔피아르 등은 4일(현지시각) 지난 5년간 발디미르의 동선을 추적해온 동물권단체 '원웨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총상을 입은 듯 보이는 발디미르의 사체 사진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원웨일은 발디미르를 관광 선박 및 기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벨루가가 주로 서식하는 북극 흰돌고래 집단 서식지로 이주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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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돌고래 발디미르 총격 사망 의혹 제기
SNS 사진 공개…노르웨이 경찰에 수사 요청
‘러시아 스파이’ 의혹을 받았던 흰돌고래(벨루가) ‘발디미르’가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비비시, 미국 엔피아르 등은 4일(현지시각) 지난 5년간 발디미르의 동선을 추적해온 동물권단체 ‘원웨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총상을 입은 듯 보이는 발디미르의 사체 사진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발디미르는 지난 1일 노르웨이 남서쪽 앞바다에서 폐사한 채 발견됐는데, 당시 여러 매체는 발디미르를 지켜보던 비영리단체 ‘마린마인드’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동물권단체의 이번 ‘타살’ 주장은 마린마인드의 인터뷰와는 배치돼 추후 부검 결과와 경찰 수사 여부가 주목된다.
레지나 호그 원웨일 설립자는 4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디미르의 죽음은 자연사가 아닌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오늘 직접 (죽은) 발디미르를 찾아가 작별 인사를 했는데, 그의 몸에는 여러 개의 총격 상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발디미르의 몸통에 여러 곳에 원형 상처가 발견됐고 피가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원웨일은 지난 2019년 4월 발디미르가 노르웨이 북부에 처음 나타난 이후 발디미르 보호를 위해 결성된 단체다.
노르웨이 동물권단체인 ‘노아’의 시리 마티센 국장도 비비시에 “흰돌고래의 부상 흔적은 충격적이었다”며 “범죄 행위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웨일과 노아는 이날 노르웨이 경찰에 수사 개시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발디미르의 사체를 발견한 다른 단체인 마린마인드는 아직 총격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세바스티안 스트란은 “상처가 보이긴 하지만 사인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비비시에 말했다. 엔피아르에는 “현재로써는 그의 죽음이 미스터리가 되지 않도록 조사에 협조하고 마지막까지 그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다른 매체에 “발디미르 사체에 눈에 보이는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발디미르의 사체는 2일 부검을 위해 노르웨이 수의학연구소로 이송됐는데, 부검에는 약 3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발디미르는 지난 2019년 4월 노르웨이 최북단 핀마르크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당시 몸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Equipment St Petersburg)라는 용어가 적힌 액션 카메라를 몸에 달고 있어서 러시아 정부가 보낸 스파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스트란은 발디미르가 사람에게 매우 관심이 많고 수신호에 반응했다며 러시아에서 ‘심리 치료용 돌고래’로 쓰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발디미르는 약 15살 정도로 추정되는데 흰돌고래의 자연 수명은 40~60살로, 전문가들은 이른 나이에 폐사했다고 봤다.
한편 발디미르의 보호·관찰에 관여한 두 단체 마린마인드와 원웨일은 고래 보전 방식을 두고 대립해왔다. 원웨일은 발디미르를 관광 선박 및 기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벨루가가 주로 서식하는 북극 흰돌고래 집단 서식지로 이주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반면 3년전 해양생물학자들로 구성된 마린마인드는 발디미르의 이주가 고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이동에 반대해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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