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첫 TV토론에 속내 털릴 '핫 마이크' 없다"
김경희 기자 2024. 9. 5. 11:54
▲ 해리스 부통령-트럼프 전 대통령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에서 서로 말을 끊는 격렬한 언쟁이나 혼잣말을 들을 수는 없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ABC방송 주최로 현지시간 10일 열리는 이번 토론에서 한쪽의 발언 때 반대쪽의 마이크를 꺼두는 진행 방식에 합의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애초 해리스 부통령은 마이크가 항상 작동해 토론 때 모든 발언이 노출되는 방식을 원하다가 입장을 바꿔 트럼프 선거캠프가 선호하는 방식을 받아들였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가 마이크를 실시간으로 켜두는 토론을 자신에게 허용하지 않는 참모들에게 굴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네 팀도 못 믿는 그를 미국인들이 믿을 수 없다는 건 명백하다"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되려고 출마했으니 마이크를 내내 켜두고 투명한 방식으로 토론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상대 발언 때 마이크를 끄는 방식은 트럼프의 돌출행동이 유리하지 않다는 트럼프 선거캠프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트럼프도 애초 마이크를 항상 켜두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치른 1차 대선 토론 때 마이크를 번갈아 꺼두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마이크를 항상 켜두는 '핫 마이크'(hot mics) 방식은 토론장에서 내뱉는 모든 발언이 의도와 관계없이 여과 없이 즉각 방송되는 까닭에 유권자들에게는 후보들의 더 자세한 면모를 관찰할 기회가 됩니다.
이번에 합의된 방식이 당장 어느 후보에 어떻게 득이 될지는 평가하기 어렵지만 일단 상대 발언을 중간에 끊는 등 난잡한 토론을 방지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과거 대선 토론 때 상대의 발언 중에 불쑥 언성을 높이며 끼어들어 상대의 입장 표명이나 논리 전개를 방해하는 전략을 자주 사용해왔습니다.
이번 토론은 바이든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의 첫 맞대결로, 대선 판세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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