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시인’ 이상 유고 노트 원본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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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사에서 모더니즘과 초현실주의의 선구자로 알려진 천재 시인 이상(1910∼1937·오른쪽 사진)의 유고(遺稿) 노트 원본(위 사진)이 최초로 공개된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입수 경위에 대해 "조연현 평론가의 소장자료에는 문인들로부터의 편지, 원고 등이 많았다. '이상 유고'도 그 자료들 속에 있었다"며 "조 평론가 사후 유실됐다가 유족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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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로 된 23편 28일 전시
한국문학사에서 모더니즘과 초현실주의의 선구자로 알려진 천재 시인 이상(1910∼1937·오른쪽 사진)의 유고(遺稿) 노트 원본(위 사진)이 최초로 공개된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조연현(1920∼1981) 문학평론가의 유족으로부터 이상의 육필 노트를 기증받아 오는 28일 전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70여 쪽 분량의 노트는 일본어로 작성됐으며 ‘공포의 기록(恐怖의 記錄)’ ‘1931년(一九三一年)’ 등 총 23편의 습작으로 구성됐다.
조연현 평론가는 1960년 당시 한양공대 야간부에 재학 중이던 이연복으로부터 ‘이상 유고’ 노트 뭉치를 전달받아 그 존재를 최초로 알렸다. 이후 유고의 내용은 문예지 ‘현대문학’(1960년, 1966년) , ‘문학사상’(1976년, 1986년)등에 김수영, 김윤성, 유정의 번역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번역본 발표만 이뤄졌을 뿐 일본어 원문은 공개되지 않았고 원문서의 실물도 드러난 바가 없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입수 경위에 대해 “조연현 평론가의 소장자료에는 문인들로부터의 편지, 원고 등이 많았다. ‘이상 유고’도 그 자료들 속에 있었다”며 “조 평론가 사후 유실됐다가 유족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증작업에 참여한 김주현 경북대 국문과 교수는 “‘전원수첩’ 속표지에 ‘자화상’과 더불어 쓴 글, 카페 ‘낙랑파라’에 남긴 낙서 등을 종합했을 때 이번 유고에 남아 있는 이상의 자필서명 필체는 그와 동일하다”고 원본으로 보는 근거를 밝혔다. 이번 자료를 통해 번역이 개입하기 이전의 이상 문학의 창작 형태를 밝히는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이상은 시인의 생애는 그동안 기이하고 천재적인 일화로만 전해진 측면이 있는데 이번에 육필 시인으로서의 면모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원본은 일본어로 돼 있음에도 일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역설적”이라고 말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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