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방어주’ 없어… 코스피가 요동친다

신병남 기자 2024. 9. 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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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대외 악재에 대한 충격은 크고 회복은 더딘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수 하방선을 지킬 '경기 방어주'가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 중심 산업 구조와 신흥국 시장 증시 분류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한 요인들만 즐비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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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질땐 왕창, 오를땐 찔끔… 왜?
수출중심 산업구조 제조업 국가
기초체력 약해 대외변수에 민감
신흥국 시장 분류, 불안 부추겨
공매도 이슈로 외국신뢰 잃기도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대외 악재에 대한 충격은 크고 회복은 더딘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수 하방선을 지킬 ‘경기 방어주’가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 중심 산업 구조와 신흥국 시장 증시 분류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한 요인들만 즐비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인해 10년 주기로 증시 대조정이 온다는 이른바 ‘10년 위기설’ 사이클이 어긋나자 투자자들이 언제 조정장이 올지 몰라 과잉 반응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5일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33.17포인트(1.29%) 상승한 2613.97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에서 향후 경제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전장 대비 3.15% 하락한 2580.80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반등 폭은 비슷한 경기침체 공포가 퍼졌던 지난 8월 5일 ‘블랙 먼데이’ 당시보다 축소됐다. 당시 코스피는 8.77% 급락했다가 8월 6일 3.30% 반등했지만, 글로벌 증시보다는 반등 폭이 작았다.

국내 증시의 낮은 회복력은 그동안 계속 지적돼 온 문제다. 일각에서는 ‘윔블던 효과’라는 자조적인 평가도 나온다. 윔블던 효과란 세계적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에서 주최국인 영국 선수보다 외국 선수들이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하는 것으로 국내 투자자들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지난 4일 하락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9863억 원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준서 한국증권학회 회장(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은 “한국이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국가이다 보니 체력이 튼튼하지 못하다”며 “해외에서 좋은 뉴스가 나오면 (증시) 반응이 더디고, 나쁜 뉴스에는 지수가 하방선 없이 내려가는 특성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또 “우리나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설(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돼 있어 외국인에게 ‘단타 시장(단기투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코로나19로 2018년쯤 나타났어야 할 증시 대조정이 나타나지 않은 점도 투자 심리에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권에서는 상승장을 이끌 주도주의 부재는 차치하고 증시 변동성을 낮출 경기 방어주도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금융당국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관치금융’도 문제로 꼽는다. 금투업권 관계자는 “은행이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이지만 금융당국 입김에 영업전략이 휘둘리는 구조”라며 “우리에겐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해외 투자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을 중국·일본·대만 등과 묶는 일종의 바스켓으로 운용하는데, 최근 벌어진 공매도 이슈로 신뢰를 크게 잃었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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