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물러나라” “선무당 사람 잡듯”…與도 ‘의료대란’에 ‘부글부글’

박성의 기자 2024. 9. 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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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개혁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를 옹호해온 여권 내부에서도 '개혁 원점 재검토'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의료개혁은 어렵게 시작됐고 또 꼭 성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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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복지 장·차관 겨냥 “의정갈등 증폭시켜…물러나야”
김종혁 “책임질 사람 책임져야”…홍준표·유승민도 당정 비판 가세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찾아 응급 의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의료 개혁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를 옹호해온 여권 내부에서도 '개혁 원점 재검토'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 일각에선 '장‧차관 자진사퇴 후 의료 개혁 대책 태스크포스(TF) 설치'라는 구체적인 대안론까지 거론되는 모습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미 (의정)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 신뢰 관계가 완전히 깨졌다"며 "책임부처의 장들은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사실상 의료 개혁주무 부처 장·차관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2차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나 의원은 "우리 정책을 실행하는 데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책임 있는 부처의 장"이라며 "그런데 이러한 부분을 조정하고 해결하기보다 순간순간 잘못된 발언 등으로 갈등을 더 증폭시킨 부분도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또 "의료 개혁에 대한 진단은 정부가 굉장히 잘했다. 필수의료, 지방의료, 응급의료 붕괴에 대한 진단은 잘했다"며 "다만 해법이라든지 (개혁 추진) 속도 부분에 있어서는 조정돼야 할 부분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새 판을 짜줘서 새로운 협상 판으로 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정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의료개혁은 어렵게 시작됐고 또 꼭 성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보고한 데 대해, 국민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정책을 수시로 바꿔서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데 대해, 막말과 실언으로 국민을 실망시킨 데 대해, 그 밖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과 마찬가지로 '장‧차관 자진사퇴'를 압박한 셈이다.

여권의 대권 잠룡들도 의료대란에 대한 공개적인 우려를 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집권여당이 의료대란을 눈앞에 두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대책 기구를 만들어 정부와 의료계를 조정·중재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강 건너 불 보듯이 남의 일처럼 설익은 대책을 툭툭 내던지는 처사는 지극히 무책임하다"며 "(여당이) 지금이라도 의료대책 TF라도 만들어야 한다. 안철수 의원이 TF팀장으로 적격"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유승민 전 의원도 SNS를 통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이 어려운 의료개혁을 쉽게 하려 했던 단순무식한 만용부터 버려야 한다"며 "군사작전 하듯이 진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공의를 비난하고 압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도 대통령은 오기와 독선을 버리지 않고, 총리, 장관들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말실수나 하고 땜질식 대책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면서 "여야 대표는 만나서 계엄이니 지구당이니 엉뚱한 얘기만 하고, 이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해법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총체적 무능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빨리 행동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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