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 포기' 현역 간 의대생들…의료현장 파견 불가, 왜?

허고운 기자 2024. 9. 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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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움직임이 반년째 이어지면서 군의 의료인력이 계속해서 민간 의료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동시에 군의관이 아닌 일반병 입대를 희망하는 의대생들이 늘어나고 있어 군 의료인력 부족 현상도 심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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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사관·의무병 신분 달라…"병사에게 장교 역할 기대 못해"
의사 부족에 따른 응급실 의료대란에 정부가 군의관을 파견하기로 한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환자가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2024.9.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움직임이 반년째 이어지면서 군의 의료인력이 계속해서 민간 의료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동시에 군의관이 아닌 일반병 입대를 희망하는 의대생들이 늘어나고 있어 군 의료인력 부족 현상도 심화할 전망이다.

5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응급실 운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강원대병원 5명, 세종충남대병원 2명, 이대목동병원 3명, 충북대병원 2명, 아주대병원 3명 등 군의관 15명을 추가 배치했다. 이어 9일부터는 230여 명의 군의관과 공중보건의(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배치할 예정이다.

군 안팎에서는 군의관·공보의의 민간 의료현장 투입이 내년엔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군의관·공보의 수가 줄어드는 추세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이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 1만 3000여 명 중 병역의무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군 휴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5016명 중 절반에 가까운 2460명은 올해 8월 안에 현역병 입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미 현역으로 입대 신청을 한 의대생도 400명을 넘었다.

지난 2022년 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이 약 2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현역병 희망자가 10배 이상 많은 셈이다. 군의관 임관 인원도 지난 2002년엔 1500명을 넘었으나 최근에는 600~700명대까지 줄었고, 내년엔 이보다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의대생들을 의료현장에 보내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의료계와 군 당국 모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반응이다. 군의관·공보의와 병사는 군 복무를 위한 선발 절차와 복무시 신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고 있다. 2024.9.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현행법상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재학생 또는 졸업생 가운데 병역판정검사 4급 이상인 사람은 졸업 전 마지막 학년 때 의무사관후보생 신청서를 제출한다. 인턴으로서 수련의 생활을 할 때는 신청서를 낸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병으로 복무할 수 없다.

다만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일반 병사로 복무할 수 있고,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최종 선발되기 전에는 다른 군 입대 신청이 가능하다. 이 경우 의무사관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군의관·공보의 업무에 배치할 수 없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의대를 다니던 사람이 일반병으로 입대할 경우 높은 확률로 의무병으로 복무하지만, 의무병으로 의료대란을 막을 가능성은 없다"라며 "병사에게 장교(군의관)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과거 군의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전문의는 "현역병 복무 기간이 육군 기준 18개월인데 군의관은 기초군사훈련 포함 38개월로 복무 기간만 봐도 메리트가 없다"라며 "복무 기간을 줄이더라도 어느 정도 지원율 상향이 있을지 의문이고, 또 복무 기간 단축으로 인한 인력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군 의료체계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군의관의 민간 의료현장 파견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파견 군의관은 부대별 군의관 배치 규모, 운영 현황, 부대별 장병 진료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하고 있다"라며 "(의대생 등이) 의무병으로 보직될 경우 보건의료 행위에 대한 보조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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