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계엄설 제기에…與지도부 “아는 정보 공개하라” “아닥하라” 총공세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2024. 9. 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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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 뉴시스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야당에서 제기된 ‘윤석열 정부 계엄령 준비설’과 관련해 “아무런 근거 없이 밑도 끝도 없이 내뱉은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민주당이) 아는 정보를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계엄령은 헌법 제77조에 따라 전시 및 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에서 질서 유지가 필요할 때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치안·사법권을 유지하는 조치다. 민주당 의원들이 의혹 제기에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여권의 압박에도 재차 계엄령을 언급하면서 여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 괴담은 황당하기 그지 없다”며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한동훈 당 대표는 계엄 같은 중요한 정보를 알지 못할 것’이라고 했던데 제가 모르고 김 최고위원이 아는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했다.

민주당 중진인 정성호 의원을 향해선 “국정이 장난인가”고 따져 물었다. 이는 정 의원이 전날 CBS라디오에서 “야당에서 (계엄) 위험성을 경고한 거고 ‘그런 생각조차 하지 마라’는 측면에서 얘기한 거 아니겠나”라며 “정치인들이 이런 정도의 얘기를 왜 못 하나”라고 말한 데 대한 비판이다. 한 대표는 “정 의원이 정치인이 이 정도 이야기도 못하냐는 데 일종의 장난도 못 치냐는 그런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왼쪽부터 김재원 최고위원·한동훈 대표·장동혁 최고위원. 뉴시스

김재원 최고위원은 김민석 최고위원이 제안한 생방송 토론에 직접 나서겠다고 했다. 앞서 김민석 최고위원은 계엄령 준비 의혹과 관련해 공개 토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만약 대통령 상대로 토론하자거나 당 대표가 나서라고 하면 토론을 거부한 것으로 생각하겠다”며 “묵묵부답하거나 사실상 거부할 경우에는 그동안 나라 어지럽힌 죄를 스스로 반성하고 아닥(입 다물라는 뜻의 속어)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토론 방식과 시간 등은 무관하며 이날 안으로 답해달라고 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계엄에 대해 근거를 대라고 했더니 경고 차원이라더라”면서 “이재명 대표의 1심이 선고되면 무슨 소요 사태라도 일으키겠다는 경고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서 나온 ‘윤석열 정부 계엄령 준비설’은 김민석 최고위원이 언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21일 최고위에서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갑작스럽게 지명하고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이라는 발언도 했다”며 “이런 흐름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일 당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며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을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피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9.4/뉴스1

대통령실은 지난 1일 이 대표의 ‘계엄령’ 관련 발언에 대해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치공세”라면서 “국민이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이어 이튿날인 2일에도 민주당의 계엄 의혹 제기에 “괴담을 양산한다는 대통령실의 성명도 외면한 채 또다시 괴담을 확산 반복하고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의 머릿속에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혹 탄핵 빌드업 과정이냐. 근거가 없다면 괴담 유포당, 가짜 뉴스 보도당이라고 불러도 마땅하다”며 “계엄론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야당의 계엄 농단, 국정 농단에 맞서서 윤석열 정부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에선 계엄 준비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양문석 의원은 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솔직히 두렵고 무섭다. ‘계엄령’이라는 퀴퀴하고 음습한 귀신이 스멀스멀, 대한민국의 하늘에 떠돌고 있다”며 “현실이 되면 우리는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서울의 봄’, 그 참혹한 현장을 또다시 맞닥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마가 사람 잡는 세상, 역사책에서나 봤던 독재정권 치하에서 우리는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계엄 준비 의혹에 대해 5일 오전까지 분명한 근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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