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파이’ 의심받은 흰 돌고래...“총 맞아 죽었다” 의혹 제기

김가연 기자 2024. 9. 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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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받았던 벨루가가 지난 2019년 노르웨이 북부 해안에서 포착된 장면. 목과 가슴 부위에 수중 카메라 부착 용도로 추정되는 띠를 매달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받다가 최근 죽은 채 발견된 흰돌고래(벨루가) ‘발디미르’의 사체에서 총상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동물권 단체 ‘노아 앤드 원 웨일’은 발디미르 사체를 확인한 결과, 여러 곳에서 총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발디미르를 추적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단체는 “범죄 행위에 의한 죽음을 배제할 수 없는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수사당국이 나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단체의 주장은 발디미르의 사체를 처음 발견한 ‘마린 마인드’의 발표와는 배치된다.

발디미르를 모니터링해 온 ‘마린 마인드’는 지난달 31일 노르웨이 남서쪽 리사비카 앞바다에서 사체를 발견했다. 당시 단체의 창립자 세바스티안 스트란드는 “초기 검안에서 눈에 띄는 부상은 없었다. 부검을 통해 사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발디미르의 사체는 지난 2일 부검을 위해 노르웨이 수의연구소로 옮겨졌다. 부검 결과 보고서는 3주 뒤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발디미르는 2019년 봄 노르웨이 북부 핀마르크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몸통에는 액션캠을 끼울 수 있는 줄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로 표시된 띠가 부착돼 있었다. 노르웨이 당국자들은 이러한 이유로 발디미르가 러시아 해군의 스파이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와 관련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발디미르는 지난 5년간 노르웨이와 스웨덴 해안에서 자주 목격됐다. 발디미르의 나이는 15~20세로 추정됐다. 일반적인 벨루가의 수명은 40~60년으로 알려졌다.

마린 마인드는 페이스북에 낸 추모사에서 “지난 5년간 발디미르는 수만 명에게 감동을 줬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줬다. 발디미르는 절대로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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